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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은행'이 핀테크 성장 밑거름이죠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아산나눔재단 청년창업 강연

결제·대출 등 금융고객 불편

고객 맞춤 서비스 지향하는

핀테크엔 창업 기회로 작용

'토스' 공인인증서 필요없는 송금

쉽고 간편해 누적 다운 650만명

정부, 규제 네거티브로 전환 필요

창업자, 실패에 대한 담담함 키워야





“기존의 금융기관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편에서 핀테크의 성장은 시작됩니다. 불편한 것이 많을수록 우리나라 핀테크의 발전 가능성은 더 커집니다.”

국내 첫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로 핀테크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승건(35·사진)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최근 서울 역삼동 아산나눔재단 창업지원센터 ‘마루180’에서 열린 청년창업 강연에서 핀테크의 성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계좌·결제·대출 같은 금융 서비스 사용자들이 불편을 개선해달라는 요구는 많은데 기업들이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며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지향하는 핀테크에 창업 기회가 있다”고 조언했다.

토스는 공인인증서 없이 손쉽게 송금하도록 디자인됐다. 금액, 받을 사람 계좌, 암호 및 인증의 3단계만 거치면 된다. 50만원 한도의 송금이 쉬워 누적 다운로드 수 650만명, 누적 송금액은 3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 대표는 “금융소비자와의 비대면 접점을 활용해 최대한 단순하게 이용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역점을 뒀다”며 “물론 관련 규제의 벽을 넘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 서비스를 준비했을 때만 해도 벤처기업육성특별법이나 중소기업창업지원법 등이 금융업을 창업지원 제한 대상으로 묶어놓은 탓에 알토스벤처스 같은 해외투자사의 투자를 받았다. 그해 시범 서비스를 내놓자마자 금융당국의 제지로 한 달 만에 서비스를 멈춰야 했다. 이 대표는 기존 서비스인 은행 자동출금(CMS)을 이용한 획기적 서비스를 당국자에게 설명하고 규제를 푸는 데 10개월을 줄곧 매달렸다.

그는 “우리나라의 핀테크는 어느 법에도 끼지 못하는 애매한 영역에 놓여 있다”며 “관련 규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일부만 허용하는 포지티브에서 절대 안 되는 것만 규정하고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꿔야 핀테크가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규제 장벽을 넘는다면 사업 모델의 혁신이 성공 포인트다. 그는 “가령 대출희망자의 소득을 예측해 저금리로 제공하는 데이터 분석 방법 등 신기술을 접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다음은 경쟁자보다 더 많이, 더 빨리 움직이는 것만이 성공의 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을 맡은 이 대표는 원래 서울대 치의대를 졸업한 소위 잘나가는 치과의사였다. 행복과 자신의 길을 고민하던 청년의사는 파트타임으로 치과 진료를 하면서도 창업의 꿈을 키웠다. 그는 “대출받기 위해 2년 동안 은행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기도 했다”며 “창업 7년 동안 일곱 번의 실패를 맛봤다”고 털어놓았다. 토스를 내놓기 전 창업 3년째 되던 해 지급해야 할 직원 월급이 1,000만원인데 통장에 고작 2만원만 남은 적도 있다. 2만원으로 모두 과자를 사 직원들에게 나눠주며 사업을 접을지 아니면 무급이라도 버틸지를 물었는데 돌아온 답은 ‘다시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 대표는 “팀 전문성이 다소 떨어져도 함께하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며 “수차례의 실패와 바닥을 경험한 후 갖는 담담함이 험난한 창업의 길을 버티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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