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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꽃보다 중년, H&B스토어서 나를 가꾸다

■영포티 놀이터로 변하는 '올리브영'

유행 이끌던 X세대 출신 '젊은 중년'

개성 좇는 젊은층과 소비패턴 비슷

최신 뷰티 트렌드에 아낌없이 투자

새로운 아이템 원스톱 쇼핑 '올리브영'

자녀들과 함께 매장 찾는 중년 늘어

40대이상 고객 비중 4년새 3배 '쑥'

40대 여성과 20대 자녀가 함께 올리브영을 찾아 뷰티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제공=CJ올리브영




#48세 주부 이 모 씨는 21살 딸 아이와 헬스앤뷰티스토어 올리브영을 즐겨 찾는다. 이씨가 자주 가는 교대 올리브영 직영점에 가면 고급 백화점 식품관 못지않게 화려한 젤리, 티, 비타민 등을 비롯해 가성비가 좋으면서 핫 한 화장품을 한 자리에서 쇼핑할 수 있어서다. 이 씨는 “딸과 함께 살 수 있는 제품들이 많아 공감대가 형성되는데다 최신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어 데이트겸 쇼핑을 즐긴다”고 말했다.



20대들의 놀이터로 간주 되어 온 헬스앤뷰티스토어에 ‘영포티(젊은 중년)’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경제적 안정감을 바탕으로 젊은 감각을 유지하며 트렌드를 즐기는 젊은 중년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기존 40대와는 다르게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한편 새로운 것에 대한 높은 수용력을 갖고 있어 패션을 넘어 뷰티업계에까지 새로운 큰 손으로 부상했다. 영포티들은 1990년대 초반 자유로운 개성을 마음껏 뽐내며 대한민국에 매번 유행을 몰고 왔던 X세대 출신. X세대는 정치·경제·사회의 대변혁기를 지나 기성세대의 보수적 삶의 방식을 거부하고 역대 가장 젊은 40대로 진화했다. 따라서 소비 성향에 있어서 합리적으로 유연하며 새로운 제품이나 문화에 대해 상당히 열려있다. 특히 올리브영의 주요 소비층이 20대 젊은 층이었지만 최근에는 자녀들과 함께 올리브영을 찾는 중년들의 유입도 적지 않은 모습이다.



◇올리브영, 40대 이상 비중 4년 만에 3배 증가 = 15일 H&B스토어 올리브영에 따르면 2012년만 해도 40대 이상의 고객 비중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1%까지 늘며 4년 만에 약 3배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타깃 고객이 20~30대인 헬스앤뷰티 스토어 올리브영에 젊은 중년 ‘영포티’ 들의 방문 비중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번 집계는 ‘CJ(001040) ONE 회원’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회원이 아닌 소비자까지 감안하면 그 비중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헬스앤뷰티 스토어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의 초창기 고객들이 결혼해 직장인, 주부가 되면서 고객 연령층이 자연스럽게 확대됐다”며 “더 나아가 10대 자녀들과 함께 젊은 감각을 유지하려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특히 올리브영을 찾는 영포티 세대들은 개성과 재미, 가성비를 좇는 젊은 세대들과 유사한 소비패턴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40대 이상 고객에게서 스킨케어뿐만 아니라 강렬한 컬러와 아기자기한 패키지 디자인으로 소장가치를 더한 색조 화장품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 최근 2년간 20대 고객들의 색조 화장품 구매 비중에는 큰 변동이 없었던 반면 40대 이상 고객들의 색조 화장품 구매 비중은 매년 5% 포인트 늘어났다.

이 같은 추세는 올 들어 1월 1일부터 5월 9일까지의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잘 나타난다. 40대 이상 여성이 구매한 색조화장품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70%나 증가했다. 간편하게 손톱에 컬러 포인트를 줄 수 있는 네일스티커 ‘데싱디바’ 는 15배 껑충 뛰었다. 중년 여성이 많이 사용하는 립스틱보다 최근에는 사용감이 가볍고 발색이 뛰어나 젊은 여성들이 즐겨 쓰는 ‘립 틴트’를 구매하는 추세도 살펴볼 수 있다. 실제로 40대 여성의 올해 ‘립 틴트’ 매출은 2배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얼굴에 음영을 주는 ‘쉐이딩’ 제품의 경우 20배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얼굴 윤곽을 두드러지게 화장해 이목구비를 뚜렷하고 작게 보이게 만드는 ‘컨투어링 메이크업’이 유행했던 것을 반영한 결과로 여겨진다. 나이에 국한되지 않고 최신 뷰티 트렌드를 거리낌 없이 수용하기도 하는 영포티의 대표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서울 올리브영 명동본점에 마련된 ‘그루밍존’에서 남성 고객이 제품을 사용해보고 있다. /사진제공=올리브영


◇ H&B 신 고객층, 영포티 = 헬스앤뷰티 점포를 영포티 고객이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접근성’과 ‘원스톱 쇼핑’의 편리함을 꼽고 있다. 40대 이상 고객들은 일반적인 뷰티 제품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식품과 염모제, 두피관리를 위한 기능성 헤어케어 제품들도 함께 찾고 있어 한 자리에서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을 선호한다.

아울러 이곳에서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온라인 등에서 입소문이 나 핫 한 제품들을 만나는 재미도 있다. CJ올리브영 MD들은 매일 SNS와 온라인을 뒤지며 새로운 아이템 헌팅을 하는 게 일이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순식간에 바뀌어 있는 트렌드를 따라잡는 게 요즘 헬스앤뷰티가 생존하는 길이기 때문. 아이디어와 상품력은 우수한데 판로가 없는 중소기업들은 올리브영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올리브영을 채우는 제품의 70%가 모두 메이드인 코리아며 그 가운데 중소기업 제품이 대다수다.

최근에는 USB로 충전해 머리를 롤업하는 ‘스타롤’과 물만 넣어 마시는 심플한 한 끼 식사 대용식인 ‘랩노쉬’도 젊은 층 사이에 인기를 끌더니 빠르게 스타일과 몸매를 생각하는 영포티로 넘어가고 있다.

영포티 남성을 겨냥해 남성 그루밍족을 위한 제품군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 제품 역시 온라인에서 ‘핫’하다고 소문난 윤계상 모델의 ‘미남 프로젝트’ 화장품이 인기몰이 중이다. 패키지가 남성을 상징하는 공구 콘셉트로 마초 느낌이 강해 20~30대 남성들에게 각광을 받는 한편 트렌디한 꽃중년도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일상에서도 젊은 감성을 추구하는 영포티 세대는 ‘가격 대비 효율성’과 ‘최신 트렌드’라는 뚜렷한 구매 목적을 갖고 방문하는 경향이 높다” 며 “영포티가 올리브영의 새로운 소비 타깃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희정기자 yvett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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