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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세 2배 올리면 GDP 3조원 감소…미세먼지 감축 효과는 1% 그쳐

조세재정연구원, 에너지 세제개편 관련 공청회 개최

경유에 붙는 세금을 지금보다 2배 올리면 실질국내총생산(GDP)이 3조원 줄어든다는 정부 연구용역 결과가 나왔다. 반면 증세에 따른 미세먼지(PM-2.5) 감축 효과는 1.3%에 그쳤다.

경유세 인상이 득보다 실이 크다는 분석 결과가 나옴에 따라서 한동안 여론을 뜨겁게 달궜던 경유세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수송용 에너지 상대가격 합리적 조정방안 검토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수송용 에너지 상대가격 합리적 조정방안 검토’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를 담당한 이동규 조세재정연구원 조세지출성과관리센터장은 휘발유 대비 경유 가격을 현재 80%에서 90%, 95%, 120%로 올리는 등 10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각 대안별 경제·환경 효과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120%로 올리는 안(휘발유 가격 고정 시)은 세 부담이 가장 많이 늘고 경제·환경에 미치는 효과도 가장 컸다. 이 시나리오대로 가격을 조정하면 경유에 붙는 세금은 1리터당 512.9원이 올라 2배 정도 세 부담이 커진다. 총 세수는 5조5,494억원이 늘어난다.

하지만 경제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세율 조정 후 8년차까지 실질GDP를 0.21%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정됐다. 우리나라 실질GDP가 1,500조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약 3조1,000억원 정도 GDP를 떨어뜨리는 셈이다.

에너지 세제를 조정하면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이산화탄소 등이 주는 효과가 나타났지만 환경피해비용 감소는 2조3,135억원 정도에 그쳤다. 환경 개선 효과가 GDP 감소분보다 작은 셈이다. 미세먼지 감축 효과 역시 1.3%에 그쳤다.

급격한 세금 부담을 고려하면 경유 가격을 휘발유 대비 90% 정도로 조정하는 것이 현실적이지만 이 방안은 환경 개선 효과가 미미했다. 이 시나리오는 미세먼지를 0.2% 줄이고 환경피해비용이 2,594억원이 감소하는 데 그쳤다.



국제적으로 비교했을 때도 현재 우리나라 경유 가격이 아주 높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는 휘발유 대비 경유 가격이 84.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89.1%보다 5%포인트 정도 낮았다.

반면 휘발유·경유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다른 나라보다 높았다. 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휘발유·경유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1.1%와 52.1%로 OECD 평균(52.7%, 50.7%)을 모두 웃돌았다.

대부분의 공청회 참석자들은 경유세 인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뜻을 모았다. 구윤모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유세 인상은 미세먼지 감축 효과가 크지 않는 등 실효성이 낮다”며 “같은 에너지원을 쓰더라도 차종과 연식 등에 따라 환경 오염물질 배출도가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이런 점까지 아우를 수 있는 종합적인 과세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공청회 결과를 바탕으로 세제 개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경유세 인상은 실효성이 낮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에 올해 세법 개정안에 담지 않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세율을 2배로 올려도 미세먼지 감축 효과가 1.3%에 불과하다는 건데 이는 국내 상황만 고려한 것이어서 중국 등 해외 영향까지 포함하면 효과는 더 작을 것으로 보인다”며 “비용 대비 효과가 너무 낮아 경유세 인상은 안 하기로 결론 냈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좀 더 면밀한 분석을 에너지 세제 전반을 손볼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와 관련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에너지 세제 개편, 법인세 인상 등 중요한 세제 개편은 사회적 논의 기구인 ‘조세재정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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