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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까지 번진 脫원전 역풍..."전기료 최대 3.3배 오를수도"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 주최 토론회

"관련 산업 대량실업 사태 우려

세계 원전시장서 퇴출 가능성"

사업중단 부작용 조목조목 짚어

"국민들 걱정하는 문제점 풀고

脫원전 추진하더라도 해야"

김무성(오른쪽) 바른정당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전 거짓과 진실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수력원자력이 13일 경주 본사에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기간 중 공사 일시중단 계획’ 안건을 의결하기 위해 이사회를 소집하려고 지난 11일 이사들에게 발송한 이사회 소집통지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지 등 탈원전의 시계가 차츰 빨라지고 있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정치 쟁점화되고 있다. 갈등의 골만 더 깊어지는 형국이다.

신고리 5·6호기의 위법성 논란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의 최종 결정이 눈앞으로 다가오자 갈등이 소송전으로 비화할 조짐마저 보인다. 나아가 전기요금 인상과 에너지 안보, 원전 수출산업의 후퇴 가능성 등 탈원전의 부작용을 놓고 벌어진 논란에서도 찬반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사회 결과가 어떤 방향으로 나오든 향후 공론화 과정에서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합리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기요금 3.3배 오른다”=공론화위원회 활동에 맞춰 무엇보다 치열한 토론이 이어져야 할 주제는 전기요금 인상 여부다. 학계에서는 여전히 문재인 정부의 급격한 탈원전,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전기요금이 급등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논란은 이미 정치 1번지인 여의도 국회에까지 번져 있다. 12일 ‘성급한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을 주제로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토론회에서 황일순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전기요금이 20%밖에 오르지 않는다는 게 정부 발표인데 면밀히 검토한 결과 3배 정도로 오른다”고 말했다. 앞서 국책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전원구성(Energy Mix)’을 바꾸면 오는 2030년까지 발전비용이 지난해 대비 21%(11조6,000억원), 1가구당 월평균 전기요금(385㎾h 기준)은 6만2,550원에서 7만5,060원으로 20% 증가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황 교수가 추정한 전기요금 인상 폭은 3.3배에 달한다. 그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큰 독일과 덴마크 등 주요 유럽 국가의 전기요금 인상 사례 분석을 통해 이런 추정치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연중 가동률이 16%로 석탄(81%)이나 원전(83%)에 비해 현저히 낮은 만큼 필요전력의 6배 용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황 교수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조만간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을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현재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골간으로 하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전기수요 예측 결과가 나오면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된 과학적 추정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위원회 수요전망 워킹그룹도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전력수요 전망치 초안을 발표한다.

◇英 뉴젠, 한국형 원전 모델도 후보군으로 올렸는데=탈원전으로 원전 관련 산업이 붕괴하면 ‘대량실업’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익환 전 한전원자력연료 사장은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중지된다면 이를 신호탄으로 원전 산업이 큰 혼란에 빠질 수 있고 원천기술이 사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에만 103개의 원도급사와 1,602개의 하청업체에서 1만2,800명의 인력이 투입됐다는 게 이 전 사장의 분석이다.

어렵사리 1등으로 올라선 세계 원전 수주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로 원전을 처음 수출했다. 성공적인 준공을 앞두면서 해외에서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영국 정부는 ‘뉴젠’ 프로젝트 인수를 부탁할 정도로 이 분야 선두주자로 올라선 상황. 실제로 한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최근 뉴젠 프로젝트의 모델로 한국형 차세대 원전 모델(APR-1400)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나라가 탈원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세계 원전 시장은 여전히 고속성장 중이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원자력 설비용량은 전년 대비 9.1GWe 증가했다. 이는 25년 만에 최대치다. 보통 원전 1기의 설비용량은 1GWe다. 새로 건설 중인 원전도 전 세계적으로 모두 61기로 집계된다.

향후 공론화 과정에서 불붙고 있는 논란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명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공론화위원회라도 제대로 해서 국민이 우려하는 논란을 푼 뒤 탈원전을 추진하더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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