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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대거 수입·유통]"스페인산 계란 57톤 이미 소비됐는데"…정부 늑장대응 도마에

조사 나섰지만 추적 어려워

검역은 '정해진 농약만 검사'

새로운 성분은 걸러내지 못해

유럽서 문제된 조류 卵제품도

AI 여파 올 수백톤 유입돼 심각





정부는 21일 국내 ‘살충제 계란’ 전수조사에 이어 수입 계란과 가공품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올 들어 살충제 계란이 검출된 국가에서 계란과 가공품이 수입됐고 물량의 상당 부분은 소비됐을 것으로 추정돼 대응이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계란 유통기한은 보통 40일가량이지만 수입 계란의 경우 수입 기간을 고려해 국내에서 보통 20일 안에 소비되는 탓이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이미 들어온 계란과 가공품은 거의 소비가 돼 이것을 추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유럽산 계란과 가공품이 들어왔을 때 검역 과정이 안전하다고 했는데 얼마나 정확성이 있는지 한번 점검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에 대해 “수입산 계란, 알가공품, 닭고기 등에 대해 최근 실시한 살충제 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이 난 사례는 아직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에서 피프로닐이 검출됨에 따라 지난 8일부터 네덜란드산을 시작으로 유럽산 계란, 알가공품 및 닭고기에 대해 통관단계에서 피프로닐 검사를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수입산 계란에 대한 검역 시스템으로는 새롭게 발견된 농약 물질 등을 걸러내기 쉽지 않다. 현재 검역 시스템으로는 잔류 허용 기준이 있는 14종의 농약에 대한 검사만 이뤄질 뿐 검출량이 아예 없어야 하는 농약에 대해서는 검사가 이뤄지지 않는다. 식약처 역시 유럽발 살충제 계란 사태가 터지기 전에는 농약 검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식약처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계란·닭 등에서 농약보다는 주로 성장을 촉진하는 호르몬제나 동물성 약품 사용이 문제가 돼 그것들을 중심으로 검사해왔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당국과 국민의 눈이 살충제 ‘계란’에 집중돼 있지만 유럽에서는 닭을 포함한 조류의 난(卵·Eggs)과 난 제품을 문제 삼고 있다. 이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올해 살충제 사태가 벌어진 유럽(EU)에서 계란과 난류 가공품이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이다. 한국은 현재 네덜란드에서 닭의 조상인 ‘갈루스도메스티쿠스를 제외한 조류의 알’로 만든 가공품이 올 들어 85톤이나 들어왔다. 이뿐만 아니라 건조 조란도 38㎏이 수입된 상황이다. 살충제 계란이 유통된 프랑스에서는 신선 난황(계란 노른자) 500㎏, 건조 난황 4톤이 들어왔다. 이 밖에 기타란 가공품도 3톤이 유입됐다. 이번 사건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덴마크에서도 건조 난황(33톤)과 기타란가공품이(122톤)이 쏟아져 들어왔다.

조류독감(AI)으로 닭을 포함해 오리 농가도 잇따라 피해를 보자 유통농가들이 유럽산 난 제품의 수입을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당국이 살충제 계란에만 집중하면서 난황 같은 난 가공품에는 여력을 쏟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산 계란에 이어 수입산 계란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만큼 전문가들은 정부의 명확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이번에 검출된 살충제의 양은 사람에게 위해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살충제 계란 사태가 커지는 과정에서 신뢰의 문제가 발생해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무엇이든 정부가 최대한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강광우기자 구경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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