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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부부 집에 낯선 손님...'영혼 잠식되는 불안' 엄습하다

<리뷰 - 부산국제영화제 최고 화제작 '마더!' >

로렌스 '행복 깨질라' 극도의 불안감 섬세하게 연기

"성경속 상징 등장...롤로코스터 타는듯 강렬한 영화"

‘마더!’의 한 장면. 시인 남편(하비에르 바르뎀)이 아내(제니퍼 로렌스)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마더!’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절대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을 강렬한 영화다.”

신작 ‘마더!’를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대런 아르노프스키 감독의 자평이다. 영화는 감독의 말대로 ‘레퀴엠’(2000), ‘블랙스완’(2010), ‘노아’(2014) 등 그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충격적이고 강렬하다.

영화는 시골 마을에서 시인인 남편(하비에르 바르뎀)과 아내(제니퍼 로렌스)가 평화롭게 살던 어느 날 상의도 없이 찾아온 낯선 남자(에드 해리스)가 그들의 집에 묵게 되면서 시작한다. 길을 지나는 사람이라 생각했던 남자는 남편의 ‘광팬’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고, 아내는 그의 존재가 가정을 파괴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안절부절하지 못한다. 이후 남자의 아내(미셸 파이퍼)가 등장하면서 아내에게 불안을 더욱 증폭시킨다. 시인 부부 사이에 아이가 없다는 것, 젊고 아름다운 아내를 두고 시인 남편은 무덤덤하기 짝이 없는 것이 이상하다는 등 무례한 말을 가차없이 해대는 것. 이후 낯선 부부(에드 해리스·미셸 파이퍼)의 아들들이 시인 부부의 집에 쳐들어와 싸움을 벌이는 등 이상한 행동이 이어진다. 그리고 갑자기 아내는 그토록 바라던 임신을 하게 되고, 기다리던 아기 소식에 남편은 한동안 한 줄도 쓰지 못한 시를 일필휘지로 써내려 가고, 이 시는 곧 이른바 ‘대박’이 나고, 이로 인해 팬들이 부부의 집에 몰려든다. 시인 부부가 단둘이 지내던 평화롭던 집의 침입자는 이렇게, 한 명에서, 두 명, 세 명 그리고 셀 수 없이 많은 군중들이 몰려 들어 파멸로 치닫는다. 에덴동산과도 같은 안락한 집에서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고 싶던 아내의 바람은 이처럼 처참하게 파국을 맞는 것.

‘마더!’의 한 장면. 시인 남편(하비에르 바르뎀)과 아내(제니퍼 로렌스)가 군중에 휩싸여 있다.


‘마더!’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최고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영화를 본 평단과 관객들 사이에서는 “제니퍼 로렌스의 연기만큼은 훌륭하고 심오한 뜻을 담고 있는 듯하지만 이해하기란 매우 불가능하다”는 평과 “상징과 은유로 점철된 수작”이라는 극찬이 쏟아졌다. 이 영화는 이미 개봉한 북미지역에서도 비슷한 평가를 받으며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특히 영화에 등장하는 성경 속 상징들은 매우 이채로웠다. 이를테면 시인 부부는 아담과 이브, 이들의 안락한 집은 에덴동산, 이후 찾아든 낯선 남자와 여자는 사람을 극단적으로 만들고 불안하게 하는 심리를 만들어내는 유혹으로 상징되는 것. 이 외에도 부패, 인구 과잉, 종교의 탄생 등 수 많은 주제를 담았다는 게 아르노프스키 감독의 설명이다. “영화 곳곳에 성경적인 많은 상징이 있다. 관객들이 이런 의미를 찾아낼 때 느낄 재미를 위해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집은 세계의 축소판이다. 지금은 살아 있기에는 너무 가혹한 시대다. (인구)80억 명이라는 숫자를 향해가는 이 세계는 그 심각성이 커서 이해할 방도가 없는 문제들에 처해있다.”



영화는 성경의 상징을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영화가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짐작하게 할 수 있었던 건 오로지 제니퍼 로렌스의 연기 덕이다. 자신의 안락한 가정이 파괴될지 모른다는 극도의 불안감을 놀랍도록 섬세하게 연기한 로렌스로 인해 그가 느꼈을 ‘영혼이 잠식되는 불안’을 관객들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개봉

/부산=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마더!’를 연출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1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있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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