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또다른 'A' 알리바바, 광대한 시장·정부 지원 업고 질주

시총 아마존 위협..."한국도 기업이 맘껏 투자할 환경 만들어야"

마윈 알리바바 회장




지난 11일 미국 나스닥시장의 관심은 하루 종일 한 기업에 집중됐다. 주인공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알리바바는 이날 장중 한때 시가총액이 아마존을 넘어서 나스닥 관계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알리바바는 이날 마감일 기준으로 시총이 4,690억달러를 기록해 아마존(4,972억달러)에 다시 밀려났지만 중국의 ‘ICT 굴기’를 보여주는 사건으로 기록됐다.

현재 전 세계 ICT 업계를 이끄는 주체는 미국 기업들이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은 광대한 내수시장과 막강한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미국 기업들을 위협하는 대항마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미국 벤처투자사 클라이너퍼킨스가 5월 발표한 ‘2017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터넷 기업 중 시가총액 20위 안에 든 중국 국적 기업은 7개로 미국(12개)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구글과 아마존·애플 등 이른바 ‘트리플 A’를 위협하는 또 다른 ‘A’인 알리바바는 중국 IT 기업의 대표격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알리바바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47%에 달했다. 중국 정부는 2000년대 초반 전자상거래의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이후 정부 차원의 전자상거래 육성전략과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수립함으로써 알리바바가 이미 중국에 진출해 있던 이베이를 꺾고 세계 1위 전자상거래 업체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제공하는 서비스도 기업·소비자 대상 전자상거래부터 온라인결제와 검색·금융 서비스로까지 급속히 넓혀가고 있다.

알리바바와 함께 ‘BAT’로 불리는 텐센트(시총 7위)와 바이두(시총 10위)도 내수와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2001년 설립된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는 2005년 중국에 진출한 구글이 자사 방침을 앞세우며 검색 콘텐츠 검열에 나선 중국 정부와 씨름하는 사이 정부 지원을 받아 7억명에 달하는 중국 네티즌의 70% 이상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중국의 카카오로 불리는 모바일메신저 ‘위챗’을 서비스하는 텐센트는 탄탄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지난해 4·4분기 기준으로 8억8,500만명에 달하는 사용자를 확보한 상태다. 최근에는 위챗의 영향력을 이용해 게임 분야에 뛰어들어 전 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은 최근 미래 먹거리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까지 예고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최근 앞으로 3년간 미래 먹거리로 손꼽히는 AI 분야에 지난해 매출의 14%에 해당하는 약 15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등 세계 4개국에 8개의 AI연구소를 세우겠다고 공언했다. 2014년 AI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부교수를 수석연구원으로 영입한 뒤 AI 관련 연구인력만 1,300명으로 늘린 바이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밸리에 두 번째 AI연구소를 지을 계획이다. 텐센트 역시 인도의 차량공유 업체 ‘올라’에 4억달러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1조위안(약 171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AI에 쏟아부으며 이들을 간접 지원할 방침이다.

국내 기업들도 우수한 기술력으로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의 비상과 비교하면 옹색하다. 국내 인터넷 기업 중 가장 큰 네이버도 시총 규모가 바이두의 10분의1 수준에 머물러 있고 AI와 자율주행차에 대한 투자액도 5년간 5,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ICT 업계 관계자는 “알리바바의 자회사 앤트파이낸셜과 텐센트 등이 먼저 기술력을 알아보고 되레 국내 IT 기업에 대한 투자에 나서는 상황”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국의 ICT 기업이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글로벌 업체와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