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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금융전략포럼]은행 전당포영업 꼬집은 최종구의 '넛지 토크'

"생산적 기업대출보다 손쉬운 주택대출 의존"

어데어 터너 저서 '부채와 악마사이' 거론하며 지적

어데어 터너의 저서 ‘부채와 악마 사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4일 제13회 서경금융전략포럼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주 여신 대상이 부동산에 투자하는 개인에 집중됐다”며 “이는 책 ‘부채와 악마 사이(Between Debt and the Devil)’에 나오듯이 마치 우리가 냉난방을 하고 자동차를 운행하는 게 개인 입장에서는 꼭 필요하지만 사회적으로는 경제적 공해를 발생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냉난방인 대출을 할지는 개인 선택의 문제지만 너무 과하면 과도한 부채 양산이라는 사회적 공해를 발생시킨다는 의미다.

최 위원장은 지난 7월 취임 이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을 늘리는 식의 전당포식 은행 영업 행태는 금융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며 ‘부채와 악마 사이’ 책 내용에 공감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시중은행들이 기업 등 생산적인 영역에 대출해주기보다 손쉽고 편안한 주담대 등 가계대출만 확대하다 보니 가계부채는 1,400조원에 이를 정도로 과도하게 팽창했고 결국 이것은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개별 차주의 입장에서는 은행으로부터 얼마든지 돈을 빌려 집을 살 수도 있고 은행도 주담대처럼 안전한 대출처가 없기 때문에 차주나 은행이나 자연스럽고 가치 있는 결정으로 볼 수 있다”며 “그러나 부동산투자에 대한 대출은 신규 자산 창출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기존 자산의 가격을 올리는 역할만 할 뿐이어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비생산적 분야인 부동산대출에 의존해온 은행의 관행을 ‘넛지(팔꿈치로 슬쩍 찌르기)’ 형식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채와 악마 사이’의 저자인 어데어 터너도 세계적으로 부채가 지나치게 빠르게 늘어나는 현상을 ‘빚의 함정’ ‘부채 과잉’이라고 지적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회사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터너는 영국에서 내로라하는 국제경제ㆍ금융 전문가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영국 금융감독청장을 맡았다. 이후 조지 소로스가 설립한 미국의 경제 싱크탱크인 신경제사고연구소(INET)에 영입돼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과 대안을 연구했다. 이를 통해 터너는 2015년 ‘부채와 악마 사이:돈, 신용, 그리고 국제금융 바로잡기’를 출간했다. 최 위원장이 개인의 투자행위를 자동차 운행에 빗댄 것도 이 책에서 나온 표현이다.

이날 강연에서 최 위원장은 책 ‘빚으로 지은 집’도 거론하며 최근 가계부채 문제와 2008년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연결했다. 이 책은 미국의 경제학자 아티프 미안이 지은 것으로 미국 주담대의 심각성을 정면 비판했다. 이미 금융위기 발생 이전에 저소득층의 부채비율이 대폭 증가했으며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빠지며 폭락한 집값의 여파가 저소득층에 집중됐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최 위원장은 이날 미안의 저서와 관련해 “미안과 같은 경제학자들은 손상된 금융 시스템보다 부채가 과도한 게 결국 세계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은행들이 금융위기 때 지원받은 자금을 지금 다 상환했음에도 경기 회복세가 확실하다고 보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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