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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서울패션위크,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심희정 생활산업부 차장





지금껏 패션쇼는 6개월 동안 디자이너들이 다음 시즌에 판매할 옷을 준비해 보여주는 ‘약속된’ 무대로 통했다. 디자이너들은 패션쇼에서 프레스와 바이어라는 제한적인 고객을 상대로 자신의 컬렉션을 펼쳐 보였고 이에 대한 내용을 매체로 확산시켰다.

그러나 이런 전통적인 패션쇼 체제에서 이탈하는 디자이너들이 최근 몇 년 사이 속출하고 있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버버리는 패션쇼를 여는 즉시 런웨이에서 내놓은 의상을 매장에서 곧바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스트리트 브랜드 베트멍의 수석 디자이너 뎀나 그바살리아는 최근 전통적 형태의 런웨이 컬렉션(패션쇼)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섹스클럽·레스토랑·교회 등에서 쇼를 열며 패션계에 충격을 준 그바살리아는 잡지 보그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이제 패션쇼의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바일 시대 도래로 구매자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게 되면서 패션쇼를 비롯한 전통적인 패션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이 없어도 온라인에서 쉽게 제품을 팔 수 있게 됐고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얼마든지 해외 바이어가 한국 디자이너와 접촉해 해외 편집숍에 입점할 수 있게 됐다.



패션 시장의 국경이 사라져 내수와 해외 시장의 의미가 없어지고 그야말로 글로벌 시장이 된 것이다. 더욱이 패션쇼가 SNS를 통해 당일로 확산되니 매체의 평가를 기다릴 것도 없이 전 세계 소비자들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평가를 하게 됐다.

이제 매년 2차례씩 올해로 17년째를 이어온 서울패션위크도 이 같은 소비자들의 변화된 니즈에 맞춰 바뀌어야 한다. 국내의 실력 있는 디자이너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4대 패션쇼(뉴욕·파리·밀라노·런던)의 스타일을 그대로 좇던 전통적인 패션쇼가 아니라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의 생태계를 적극 활용한 서울만의 패션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얼마 전 서울패션위크 무대에서 ‘더 스튜디오 케이’의 홍혜진 디자이너는 증강현실(AR·실제 영상 위에 가상 이미지를 덧씌우는 기술)로 쇼를 연출해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그의 패션쇼 현장에서는 스마트폰을 꺼내 든 관객들이 모델 사진을 찍는 대신 유튜브를 켜고 패션쇼 중계 영상을 봤다. 현장에서 쇼를 관람하면서 동시에 AR 효과를 화면으로 시청한 것이다. 소비자 요구를 적극 반영하고 소비자와 소통하는 패션쇼, 디자이너들의 아이덴티티를 전 세계 최강의 과학기술과 접목하는 색다른 패션쇼로 글로벌 패션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면 서울패션위크가 세계 시장에서 패션쇼의 이단아로 뜰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K패션의 세계화가 유토피아적 환상에 그치지 않을 것 같다./yvett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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