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제발, 이것만은 바꿉시다II] 국공립 유치원 보내려 서류조작...카페선 '입학 노하우' 버젓이

<3>무료·할인 앞 버려진 양심





경기도에 사는 박모(41)씨는 이웃 A씨의 자녀가 국공립 유치원에 들어갔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전업주부인 A씨가 맞벌이 혜택을 받아 우선순위로 뽑혔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A씨는 원아모집 몇 달 전 지인 회사에 취업한 것처럼 서류를 꾸민 뒤 신청서를 제출해 입학했다. 국공립 유치원은 정규반 한 달 원비가 1만~2만원으로 사립 유치원의 10%도 안 될 정도로 저렴한데다 정부가 관리하는 만큼 부모의 신뢰도 높아 매년 입학경쟁률이 수십 대 일을 웃돌 정도로 인기다. 그래서 국공립 유치원은 우선 지원이 필요한 저소득층을 비롯해 한부모·맞벌이·다자녀 가정에 입학우선권을 준다.

13일 서울경제신문 취재 결과 온라인 일부 육아 관련 카페에 ‘국공립 유치원 보내는 노하우’가 공공연히 퍼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인에게 부탁해 위장취업 서류를 꾸미는 방법, 유치원 입학을 앞두고 잠시 취업했다가 입학하면 일을 그만두는 방법 등으로 속여 국공립 유치원에 자녀를 입학시킨 ‘성공담’으로 올라와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맞벌이 부부처럼 거짓으로 서류를 꾸몄다가 다른 부모의 항의로 입학이 취소된 사례도 심심찮게 전해진다. 한 국공립 유치원 관계자는 “서울 공립 유치원 취원율이 3%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다양한 편법이 속출한다”며 “지원이 시급한 가정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나름대로 깐깐한 규정을 적용하고 있지만 지원자의 모든 정보를 실제로 확인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했다.



부모들 사이에서는 이런 비양심 행태를 비난하기보다 ‘능력자’라며 부러워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오히려 비양심 노하우를 배우려 애쓰는 경우가 더 많다. 두 아이를 키우는 한 30대 주부는 “저렴하고 교육환경도 좋은 국공립 유치원에 어떻게든 아이를 보내려는 부모의 마음일 뿐”이라며 “할 수만 있다면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절박한 심정에서 불법과 편법을 행하는 사회구조적 문제지만 언젠가는 본인도 피해를 볼 수 있다”며 “국공립 유치원 공급확대 문제와 별개로 공동체 의식을 스스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