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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에 속태우는 1,000만 애견인

황산·질산염 등 유해물질 노출땐

피부·호흡기질환 등 위험 높아져

외출 자제에 애견카페도 손님 뚝

산책 못나가 큰 스트레스 받기도

전국이 미세먼지와 황사로 뒤덮인 19일 서울 중구 필동의 한 애견종합병원에서 원장이 피부병과 호흡기질환에 걸린 강아지를 진료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김자영(32)씨는 요즘 반려견 ‘해피’를 볼 때마다 속이 상한다. 뻘겋게 충혈된 두 눈과 마르지 않고 흐르는 콧물 때문이다. 반려견이 산책을 좋아하다 보니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된 날에도 야외활동을 한 게 화근이었다. 급기야 동물병원 문을 두드려야 했다. 김씨는 “산책을 안 시키면 스트레스가 너무 클 것 같아 산책을 했는데 주말에도 초미세먼지가 계속된다는 예보를 들으니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초미세먼지가 맹위를 떨치면서 1,000만명에 이르는 국내 애견인들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김씨처럼 동물병원을 찾는 견주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애견카페 주인들은 손님이 끊겨 속을 태우는 실정이다.

서울 영등포의 한 동물병원은 초미세먼지 비상조치가 발령된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방문한 반려견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늘었다. 윤성환 한국동물병원 원장은 “미국 연구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 유해물질에 노출됐을 때 애견이 사람보다 더 위험하다는 결과도 있다”며 “반려견들을 가급적 집안에 둬 초미세먼지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의학계에 따르면 반려견이 초미세먼지 속 황산염·질산염 등 유해물질에 노출되면 결막염·각막염·호흡기질환·피부질환 등 각종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노령 반려견의 경우 심장이 약해 초미세먼지에 더욱 취약하다.



이처럼 초미세먼지 속 유해물질이 반려견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면서 애견카페 등 애견업소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서울 마포구에서 애견카페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미세먼지 때문에 견주들이 아예 바깥활동 자체를 꺼려 손님이 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애견인들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반려견들이 산책을 하지 못하고 집에만 있을 때 큰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체중 28㎏인 골든리트리버를 키우는 직장인 박지영(가명)씨는 최근 초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밤잠을 설친다. 반려견이 밤12시만 되면 온 집안을 헤집고 다녀서다. 박씨는 “반려견 덩치가 커 밖에서 산책하면서 배변하는 훈련을 했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산책하러 못 나가다 보니 밤마다 난리가 난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산책이 중요한 만큼 실내에서라도 반려견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건국대 3R동물복지연구소의 이혜원 박사는 “개들은 산책할 때 냄새를 맡고 추적하면서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한다”며 “집안에서라도 물건이나 간식을 찾아오게 하는 등 활동적인 훈련을 할 수 있도록 견주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우인·이재명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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