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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희망연봉 매년 줄어드는데...“눈 낮춰서 결혼하라구요?"

"눈 낮춰서 결혼해라"훈수에 고향 찾은 미혼남녀 속앓이

설문 결과 이상적 배우자 희망연봉 2년 사이 500만원 감소

"아파트값 급등하며 마냥 배우자 조건 낮추기 힘들어" 고민





직장인 박재훈(가명·32)씨는 이번 설날 연휴에 고향인 전라북도 전주에 내려가는 대신 서울자취방에서 쉬기로 했다. 결혼 계획을 물으며 근심을 감추지 못하는 집안 어른들을 차마 볼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박 씨는 “고향에 계신 삼촌과 이모들은 만날 때마다 ‘조건 좋은 신부보다는 마음씨가 최우선’이라고 조언하는데 현실을 모르는 것 같아 속이 터질 지경”이라며 “그냥 마음에 맞는 사람을 찾기 어려운 것인데 어른들은 눈만 좀 낮추면 배우자감을 만나기 쉽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명절 연휴 고향에 내려갔다가 집안 어른들의 결혼 훈수에 속 앓이를 하는 미혼남녀들이 적지 않다. 특히 이들은 명절 단골 멘트인 ‘눈 좀 낮춰서 배우자를 찾아보라’ 등의 발언이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라고 항변한다.

실제로 결혼정보업체 듀오에 따르면 미혼남녀들이 배우자 선택 시 연봉과 자산 등 스펙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듀오휴먼라이프연구소가 전국 25∼39세 미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2017년 이상적 배우자상’에 따르면 미혼여성이 바라는 이상적인 남편의 연소득은 4,900만원, 자산은 2억7,300만원이었다. 2015년의 경우 연소득 5,417만원, 자산은 2억9,279만원이었다. 남편의 희망 연소득이 2년 만에 500만원 넘게 줄어들었다.

남성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미혼남성은 연소득 4,200만원, 자산은 1억8,200만원을 보유한 여성을 이상적인 아내로 꼽았다. 반면 2015년 조사 당시 이상적인 아내의 연소득과 자산은 각각 4,631만원, 2억3,539만원이었다. 2년 사이에 연소득은 물론 희망자산 역시 5,000만원이 훌쩍 넘게 감소했다.

이러한 흐름은 다른 문항에서도 발견된다. 2015년 조사에서 배우자의 연소득에 대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 남성은 34.2%였지만 2017년에는 38.9%로 4.7% 상승했다. 여성 역시 2015년에는 이상적인 배우자의 연소득에 대해 ‘4000만원 이상~5000만원 미만’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22.5%로 가장 많았지만 2017년에는 ‘3000만원 이상~4000만원 미만’이라고 답한 비율이 22.9%로 1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미혼남녀들이 해가 거듭할수록 연봉과 자산 등 일종의 스펙을 덜 보는 것은 갈수록 결혼 배우자를 찾기 힘들어지는 현실이 결정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서울과 수도권 일부지역에서 부동산 값이 급등하며 결혼을 앞둔 미혼남녀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는 분위기다.

한 커플매니저는 “회원들과 상담하다보면 갈수록 스펙 등의 요소는 덜 보려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 서울에서 부동산 값이 급등하면서 마냥 조건을 낮춰서 배우자감을 찾는 게 정답인지 고민하는 회원들도 적지 않다”며 “배우자 조건을 낮추자니 갈수록 치솟는 부동산 등 결혼비용이 부담돼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박수경 듀오 대표는 “갈수록 결혼하기 힘들어지면서 남녀 가릴 것 없이 이상적 배우자에 대한 기대치가 매년 낮아지고 있다”며 “다만 경제력이 있는 일부 고스펙 여성 회원의 경우 오히려 외모 등 주관적 요소를 더 중요시 여기면서 상대적으로 희망연봉과 자산은 낮춰서 대답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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