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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공원마다 '비닐쓰레기 밀어내기' 경쟁

■ 폐비닐 정상배출 발표 이후

집에서 가져온 쓰레기 버리기

영화관 등 공공장소에서 극성

"환경부 오락가락에 혼란" 지적도

5일 서울 은평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구입한 물건의 비닐 포장과 충전재를 버리기 위해 제품에서 분리하고 있다. /오지현기자




“자기 집에서 나온 비닐 쓰레기를 차에 싣고 와서 버린다니까요. 쓰레기양이 전보다 두 배로 늘었어요.”

5일 서울 은평구 불광동 A 대형마트의 지하 3층 여자화장실. 기자와 만난 한 청소부는 “(배출 금지 사태 후) 비닐 쓰레기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났다”며 “못 버리게 하니까 아예 집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가지고 와 버리는 사람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화장실 안 5개 휴지통 모두에는 비닐 쓰레기와 스티로폼박스·페트병이 잔뜩 쌓여 있었다. 화장실 밖 계산대에서는 한 여성이 방금 산 반찬통의 포장지를 하나하나 뜯어내 휴지통에 버리고 있었다.

환경부가 ‘폐비닐·플라스틱 정상 배출’을 공표한 지 사흘째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여전히 쓰레기 배출로 인한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일 환경부와 서울시는 재활용 분리·수거업체들과 협의해 폐비닐 분리수거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미 시민들 사이에서는 “비닐 쓰레기 잘못 버렸다가는 과태료 맞는다”는 괴담이 돈 뒤여서 주택가마다 ‘쓰레기 밀어내기’ 촌극이 펼쳐지고 있다.



이날 서울 은평구와 서대문구 주택가를 돌아본 결과 택배용 스티로폼박스를 모아뒀다가 인근 공원 휴지통에 버리는 ‘몽땅족’, 아파트 단지 구석에 비닐 쓰레기를 투척하는 ‘얌체족’, 마트에서 물품을 구매하자마자 그 자리에서 포장지를 뜯어내 버리는 ‘원샷족’을 모두 만날 수 있었다.

사태가 가장 심각한 곳은 영화관·공원 등 공공장소였다. 서울 서대문구 C 영화관은 최근 관람객들의 ‘쓰레기 세례’에 몸살을 앓고 있다. 예전부터 관람객들이 외부 쓰레기를 들고오기는 했지만 비닐·플라스틱 쓰레기 배출 금지령이 떨어지자 집에서부터 쓰레기를 들고 오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영화관 관계자는 “쓰레기 가운데 반찬을 덮는 비닐 등이 자주 발견되는데 영화를 보면서 반찬을 먹지는 않았을 테니 이런 비닐들은 다 집에서 가져온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닐·플라스틱 쓰레기를 아예 배출할 수 없다”는 시민들의 오해로 더욱 악화했다는 지적이다.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 폐비닐 등을 재활용으로 수거하지 않더라도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면 되는데 일부 시민들이 아예 버리지 못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집 밖에다 쓰레기를 몰래 버리기 시작한 것이다. 집 안에 비닐 쓰레기를 가득 쌓아뒀다는 직장인 이모(31)씨는 “지난번에 비닐봉지를 내놓다가 아파트 관리인과 싸운 뒤로 비닐봉지 자체를 못 버리는 줄 알았다”며 “환경부도 안 된다고 했다가 된다고 하는 등 헷갈리고 과태료 맞을까 불안하다”고 전했다. /신다은·오지현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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