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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의 민낯] 기본급,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데…그나마 월급도 한물간 현물로 받아

 

샤넬 직원들이 ‘임금인상·인원충원’을 주장하는 단체복을 입고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샤넬 노동조합




“편의점, 햄버거 가게, 심지어 동네 식당까지 모두 최저임금을 올렸지만 샤넬은 아직도 기본급이 최저임금 기준에 미달해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8시간 근무제로 시간 외 수당은 줄이면서 노동 강도는 그대로고…. 겉은 화려한데 속은 사실 가난한 셈이죠.”(샤넬의 한 관계자)

올해 초 최저임금 인상 등의 이유로 제품가격을 올린 샤넬이 백화점 판매직원들의 임금 문제로 노조와 갈등을 겪으면서 세부 실상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겉은 화려하지만 그 안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이 같은 문제가 샤넬만의 이슈가 아니라는 점이다.

글로벌 화장품 시장조사 기관인 ‘보떼리서치’에 따르면 샤넬 화장품은 지난해 국내에서 1,6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경기불황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한 규모다. 또 지난 2015년 이후 3년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샤넬은 올 초 제품가격을 2.4% 인상하면서 근거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을 들었다. 하지만 샤넬 노동조합은 국내 매장 판매직원 300여명 중 70%는 최저임금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기본급을 받는다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외화내빈 격’ 모양새는 샤넬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겉은 화려해 보이지만 복지·급여 등 근무여건은 중소기업보다 못한 명품이 적지 않다. 명품회사 직원들은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으로 버티고 있지만 근무여건이 예상 밖으로 열악해 직원들의 근속연수는 일반 대기업들보다 훨씬 짧고 이동도 잦은 편이다.



과거 루이비통에서 근무하다 다른 분야로 옮긴 김모씨는 “럭셔리 브랜드 직원이었다는 낙인이 찍혀 다른 분야로 옮기는 것도 쉽지 않았다”며 “그렇다 보니 열악한 근무여건에도 다들 명품 브랜드를 전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 티파니 직원은 “명품 회사만 전전하다 보니 거품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명품 브랜드는 더욱이 수입 브랜드인 탓에 본사와의 협의사항이 많아 업무시간이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출장도 많아 기혼 여성들이 육아와 병행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다.

특히 샤넬 사태에서 보듯 명품 업체의 연봉은 일반 산업군에 비해 적은 편이다. 대형 유통업체 초봉이 4,000만원부터라면 명품 업계는 2,000만원대부터 시작한다. 물론 직급에 따라 다르지만 임원이 되기 전까지는 박봉에 시달린다. 얼마 전 한 명품 회사에 입사 지원을 한 이모씨는 “명품 업계는 직원할인제도가 있어 직급에 따라 옷·가방 등 잡화 일부를 월급 대신 현물로 지원받는다”며 “그러나 고객에게 팔 것도 없는 마당에 좋은 제품이 직원들에게 돌아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50% 직원할인제도가 있는 브랜드는 불가리·까르띠에·티파니 등이 꼽히며 샤넬·프라다·구찌 등은 1년에 한두 차례 본인에 한해서 파격적인 할인으로 제품을 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IWC 등을 판매 중인 고급시계 브랜드 명보의 경우에도 신규 직원 인터뷰 면접 시에 “이 회사에 들어오면 월급은 적지만 당신이 좋아하는 시계를 싸게 살 수 있다”고 말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희정기자 yvette@sedaily.com

샤넬 직원들이 ‘임금인상, 인원충원’을 주장하는 단체복을 입고 백화점 내 부분파업과 피켓 시위에 나섰다./사진제공=샤넬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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