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전문가들은 ‘판문점 선언’에 대해 “예상보다 진전된 결과물을 내놓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비핵화, 군축, 경협, 인도적 지원 등 폭넓은 분야에서 합의가 이뤄져 남북관계의 전환점이 됐다고 분석했다.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경의선 연결, 군축 합의는 의외의 결과로 꼽았다.
서경 펠로 및 북한전문가들은 27일 남북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남북관계 발전의 좋은 출발점이 됐고 두 정상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고 진단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 상황에서는 최선을 다한 결과다. 이 정도면 나쁜 합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장은 “남북관계가 진전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예상보다 잘된 합의”라고 치켜세웠다.
‘완전한 비핵화’ 합의에 대해서는 정부가 노력한 부분은 인정하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양 정상 간 비핵화(의지)를 확인했지만 비핵화 시기를 못 박지 않아 아쉽다”고 설명했다.
완전한 비핵화는 오는 5월 말 또는 6월 초에 열릴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달려 있다는 관측도 내놓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만족할 만한 합의가 도출되면 (판문점 선언) 진행은 순조롭겠지만 만족할 만한 합의를 내지 못하면 이행도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며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 운명을 좌우할 매우 중요한 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종전 선언 추진 합의는 비핵화에 대한 북미 간 의견 접근이 이뤄진 결과”라고 덧붙였다.
연락사무소 설치와 경의선 연결, 군축 조치 등은 예상하지 못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연락사무소를 판문점이 아닌 개성에 설치하기로 한 것은 개성공단 (확대를) 염두에 둔 것 같다”며 “남북 협력을 제도화해나가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진 소장은 “비무장지대를 실질적 평화지대로 조성하기로 한 것은 일단 한반도 긴장을 누그러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적대적 행위 종식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최 부원장은 “한미 군사훈련도 적대행위로 볼 수 있어 논란이 될 것 같다”며 “우리가 적대행위를 어떻게 규정하고 범위를 어디까지 둘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국가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숫자를 많이 이야기한 것은 능숙하고 논리적인 지도자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류호·양지윤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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