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美 국채금리 3.1% 코앞...신흥국 '풍전등화'

장중 3.09%까지 올라 7년만에 최고

신흥국통화지수도 1% 이상 하락

美 연준은 매파적 시그널 못박아

에르도안 발언에 터키 리라화 급락

브라질·남아공 등 통화불안 부추겨





세계 금리의 척도인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15일(현지시간) 7년 만에 최고치로 급등하며 가뜩이나 자금유출로 휘청이는 신흥시장을 덮쳤다. 여기에 중동 위기에 따른 고유가 행진도 이어지면서 터키·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을 부추겼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 호조를 근거로 금리 인상 기조를 강조하는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채금리가 4%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금융시장에서 이날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장중 3.093%까지 오르며 지난 2011년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채금리는 최근 한 달 사이 3% 선을 몇 차례 넘나들다 이날 견조한 미국 소비지표가 확인되자 단숨에 3.1% 직전까지 치솟으며 금융시장 전반을 뒤흔들었다.

이날 앞서 미 상무부가 발표한 미국의 4월 소매업체 매출은 전월 대비 0.3% 증가해 두 달 연속 상향곡선을 그렸다. 3월 미 소매판매도 당초 0.6% 증가에서 0.8%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이 이날 발표한 5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 역시 한 달 전 15.8에서 20.1로 오르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미 경기지표가 일제히 상승하자 연준 인사들은 금리 인상에 자신감을 보이며 매파적 시각을 드러냈다.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연은 총재와 다음달 뉴욕연은 총재에 취임할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연은 총재는 이날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 힘을 실었다. 월가는 다음달 연준의 금리 인상을 100% 확실시하며 하반기에도 당초 예상했던 한 차례가 아닌 두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 10년물 국채금리의 3.1% 돌파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보고 올해 안에 3.5%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을 내놓았다.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핌코의 로버트 미드 아시아태평양 공동대표는 10년물 금리가 연중 3~3.5%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앞서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특정 시점을 명시하지 않으면서도 국채금리 4%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금리 3% 시대가 가시화하면서 ‘긴축발작’ 조짐을 보여온 신흥국 통화가치는 이날 미 금리 상승에 여지없이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JP모건의 신흥시장통화지수(EMCI)는 이날 1% 이상 추가 하락해 1년4개월 만의 최저치인 66.376까지 떨어졌다. 지난 한달간 낙폭은 5%에 달한다. 통화가치가 추풍낙엽 신세가 되자 외국인 자금 유출이 확대되며 신흥국 증시도 함께 무너졌다. 세계 22개국 신흥시장 중대형기업의 주가를 바탕으로 산출하는 FTSE신흥지수는 15일 장중 558.39까지 내려 하루 만에 1.98%나 급락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폭풍우를 만난 신흥국들 중 일부는 정치 리스크까지 겹쳐 외환위기 우려를 부채질했다. 아르헨티나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의 필요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는 터키는 다음달 대선을 앞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금리를 내려 물가를 잡겠다고 발언하면서 리라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급락했다. 이날 리라화 가치는 달러 대비 2%나 떨어져 달러당 4.4530리라를 기록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은 터키처럼 정정이 불안한 브라질과 남아프리카 등에도 영향을 미쳐 헤알화와 랜드화 역시 각각 2%, 2.5% 하락했다.

여기에 강세를 이어가는 국제유가도 신흥국 물가불안과 통화불안 우려를 증폭시켰다. 이날 런던거래소에서 브렌트유 7월 인도분은 장중 한때 배럴당 79.47달러까지 올라 80달러 선을 위협했다.

시장에서는 신흥국 위기가 다음달 연준의 금리 인상이 실행되기도 전에 촉발돼 악화하는 형국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