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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생산적 자산에 투자하라

김창연 신영증권 자산운용부장

김창연 신영증권 자산운용부장




워런 버핏은 최근 버크셔해서웨이의 연례주주총회에서 “비트코인은 쥐약이며 암호화폐의 결말은 나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을 놓고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깎아내리기 전에 그 속에 담긴 투자철학은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버핏은 말한다. 비트코인은 비생산적 자산(nonproductive asset)이므로 이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방법은 매입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다음 사람에게 매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이러한 그의 주장은 새로운 것이 아니며 금을 거론할 때마다 그가 늘 하던 말이다.

투자란 가격(price)을 내고 가치(value)를 얻는 것이라 했다. 투자에 있어서 손실을 피하기 위해서는 가치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문제는 가격은 쉽게 확인할 수 있으나 가치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행위가 투기가 아니라 투자라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특정 자산이 생산적이냐 비생산적이냐는 그 자산의 가치를 평가함에 있어서 중요한 기준이다.

생산적 자산의 경우에는 다양한 가치평가 방법론이 있다. 주식의 가치평가에 있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주가순이익비율(PER)은 기업이 창출해 주주에게 귀속되는 이익의 규모와 주가를 토대로 산출되며 동종업종 PER, 시장 PER 등과 비교해 가치를 가늠하는 데 쓰인다. PER의 역수는 이익수익률(earnings yield)이라 하는데 이와 금리를 비교하며 적정가치를 추정해볼 수도 있다. 이 외에도 현금흐름할인법(DCF) 등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그러나 비생산적 자산은 합리적인 가치평가가 어렵다는 것이 문제이다. 가치를 평가한다기보다는 과거 가격의 움직임, 수급 등을 바탕으로 가격을 예측하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과거 양적 완화에 따른 달러 가치 하락 우려로 인해 안전자산으로 인식됐던 금에 대한 투자가 인기를 끌며 금의 가격도 크게 상승했었다. 금을 통해 인플레이션 헤징이 가능하다는 점에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금이 그 가격에 상응하는 가치를 지녔다는 충분한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옥수수 농장에 투자하는 것과 옥수수를 트레이딩하는 것은 본질이 다르다. 마찬가지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과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것은 다르다. 초저금리 현상은 사람들로 하여금 기회비용을 무시하고 과도할 정도로 자본이득을 추구하는 경향을 초래했다. 자본이득에만 의존할 경우 금리상승은 더 큰 부담이 된다. 비생산적 자산에 대해서 가치평가가 가능하다면 이를 트레이딩하는 행위를 투자행위로 인정할 수 있다. 다만 비생산적 자산에 대해 여전히 합리적인 가치평가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투자는 생산적 자산에 국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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