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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6·13 지방선거, 대체, '뭣이 중헌디?’

  • 정순구 기자
  • 2018-06-02 10:00:00
  • 정치일반
[스토리텔링]6·13 지방선거, 대체, '뭣이 중헌디?’

코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 지방선거는 내가 사는 지역의 삶과 살림을 책임지는 일꾼을 뽑는 선거죠. 광역·기초단체장을 비롯해 지방의회 의원들까지 모두 선출하기 때문에 지방자치·지방분권, 그리고 풀뿌리 민주주의의 핵심적 제도로 여겨집니다.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만큼이나 중요한 선거지만, 분위기는 도통 올라오지 않고 있습니다.

[스토리텔링]6·13 지방선거, 대체, '뭣이 중헌디?’

지방선거일을 전후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과 월드컵 개막 등의 ‘거대 이슈’가 국민들의 관심을 분산시키고 있는 탓이죠. 안 그래도 지방선거는 대선 등 다른 전국선거보다 투표율이 낮습니다. 뽑아야 할 후보가 많은데다, 정치 신인의 등용문으로 불리는 만큼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게 큰 이유겠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 주민의 삶과 밀접한 각 후보들의 정책은 소외되고 있습니다.

관심도는 낮지만 6·13 지방선거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습니다. 지방분권 강화를 위한 개헌이 곧 예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중앙정부·중앙정치와 다른 큰 이슈들에 쏠려있던 국민들의 눈과 귀가 지방선거로 향해야 할 시점입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지방선거의 ‘A부터 Z’까지 쉽고 간략하게 알아보려 합니다. 그동안 진행됐던 지방선거는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줬을까요? 이번 6·13 지방선거로 우리는 누구를 뽑게 되고, 그들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대체 ‘무엇이 중요하길래’ 여야를 막론하고 지방선거를 향한 관심을 호소하는 걸까요?

◇지방선거가 뭐야?

지방선거는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를 구성하기 위한 선거입니다. 서울을 예로 들면, 서울시장과 각 구청장, 그리고 서울시·구의원 등을 선출하는 거죠.

사실 지방선거의 중요성은 그동안 큰 부각을 받지 못해왔습니다.

[스토리텔링]6·13 지방선거, 대체, '뭣이 중헌디?’

우리나라가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탓이죠. 짧은 기간 많은 성장을 이룰 수 있던 것 역시 중앙정부의 지시에 지방정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줬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지역별 특수성이 무시됐다는 겁니다. 국가 전체의 발전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동안, 세부적인 지역 문제는 소홀했던 원인이 여기에 있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지방분권을 강조한 것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입니다.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하는 강력한 지방분권공화국을 만들겠습니다.”

이제는 국가 전체의 고속 성장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의 균형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는 의미죠.

◇누굴 뽑는 거야?

6·13 지방선거에서 선출되는 인원은 무려 4,016명입니다.

[스토리텔링]6·13 지방선거, 대체, '뭣이 중헌디?’

전국 17개 광역단체장과 교육감을 비롯해 △226개 기초자치단체장 △광역의원 824명 △기초의원 2,927명 △교육의원(제주) 5명 등을 모두 합친 숫자죠. 그만큼 선거장에서 국민들이 받아 들 투표용지도 많습니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열리는 곳은 최대 8장의 투표용지가 배포됩니다.

먼저 전국 17개 광역단체장과 교육감을 뽑아야 합니다.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세종·경기·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제주가 해당 지역입니다.

다음으로는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장을 뽑습니다. 구·시·군의 대표를 선출하는 거죠.

기초자치단체장을 뽑았으니, 기초자치단체의원도 뽑아야겠죠. 시·도의원과 구·시·군의원 선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동시에 이뤄집니다.

의원직을 사퇴하거나 상실한 이들의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선거를 다시 진행하는 거죠. 전국 12곳이 해당 지역입니다.

수도권 3곳(서울 노원병·송파을, 인천 남동갑)과 충청권 3곳(충남 천안갑·천안병, 충북 제천단양) △영남권 4곳(부산 해운대을, 울산 북, 경북 김천, 경남 김해을) △호남 2곳(광주 서갑, 전남 영암무안신안) 등에서 국회의원을 새로 뽑습니다.

◇그 동안은 어땠는데?

지방자치단체의 의원과 단체장 선거를 동시에 치르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5년입니다. 그전까지는 선거도, 자치도 없는 지방 권한 부재의 시절을 보내왔죠.

우리는 그동안 여섯 차례의 전국 동시 지방선거를 치렀습니다. 지역의 고유한 쟁점이나 공약이 부각되기보다는 중앙의 이슈나 정치적 쟁점이 중요한 선거였죠. 여야 모두 지방선거 결과를 총선이나 대선 이후의 중간 평가 개념으로 생각해왔습니다.

최근의 지방선거만 예로 들어 볼까요?

[스토리텔링]6·13 지방선거, 대체, '뭣이 중헌디?’

2010년 6월2일 제5회 지방선거에서는 지역 현안보다 천안함 사건으로 인한 북풍과 고(故)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불었던 노풍, 그리고 MB정권 심판론 등이 화두였습니다. 실현 가능한 공약으로 경쟁하자는 ‘매니페스토 운동’은 뒷전이었죠.(선거관리위원회는 2006년 제4회 지방선거부터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공약을 내세우도록 하는 ‘매니페스토’ 운동을 도입해 정책과 공약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 결과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3대 12로 한나라당에 절대 열세였던 시·도지사 수를 7대 6으로 뒤집었습니다. 1대24였던 서울 구청장 비율은 21대4로 완벽히 역전했죠.

[스토리텔링]6·13 지방선거, 대체, '뭣이 중헌디?’

4년 후 치러진 6·4 지방선거는 세월호 정국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야당은 중앙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로 선거 전체의 판을 짰죠. 안전 문제에 무능을 드러낸 박근혜 전 대통령을 심판해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반대로 여당은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어 국정 개혁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논리로 맞붙었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두 정당 모두 만족스럽진 않았습니다. 시·도지사 수가 9(민주당) 대 8(새누리당)로 팽팽했거든요.

◇관심 낮았던 지방선거, 이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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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이후 4번 치러진 지방선거의 평균 투표율은 52.85%로 최근 4번의 대통령 선거 평균 투표율인 71.7%보다 거의 20%포인트 낮습니다. 대통령중심제 하에서 중앙정치에 대한 관심이 지방정치보다 높을 수밖에 없는 탓이죠. 내가 뽑은 지자체장과 기초의원들의 역할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권자가 느끼는 후보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힙니다. 후보자가 방송과 신문 등 대중 매체를 통해 계속 노출되는 대선·총선과 달리 지방선거의 후보자들은 현장 유세와 투표 전단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대부분입니다. 이런 차이가 투표율까지 이어져 왔던 거죠.

◇지방선거에 뽑힌 이들이 어떤 일을 하길래?

그럼 도대체 지방선거로 뽑힌 이들은 무슨 일을 하는 걸까요?

자치단체장은 지역성과 민주성의 원칙에 입각해 지방행정의 책임자 역할을 수행합니다. 지방의회는 주민의 의견을 대표해 지방자치를 현실화 시키는 역할을 하죠.

우선 자치단체장은 지방세와 국세로 지급되는 예산을 집행합니다. 주민 개개인의 재산과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인·허가권을 행사하는 막강한 권한을 지니죠. 특히 인구가 수백만 혹은 1,000만명이 넘는 일부 광역단체장은 집행하는 예산만 수 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중앙정치인들에 뒤지지 않는 권한과 정치적 위상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권한을 가진 지방자치단체장들을 견제하는 것이 지방의회의 의원들입니다. 지방의회는 기본적으로 △헌법기관으로서의 지위 △주민대표기관으로서의 지위 △입법기관으로서의 지위 △지방행정에 대한 통제기관으로서의 지위 △정책결정기관으로서의 지위를 갖습니다. 의원들은 조례의 제정·개정 및 폐지 권한을 가지며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심의·확정하는 일도 합니다. 또한 지방자치법 제41조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를 감사·조사할 수 있는 권한도 가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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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은 교육 분야에서 자치단체장과 비슷한 권한을 지닙니다. 수천억원에서 수조원까지 교육예산 편성 및 집행권과 지역교육장·교원에 대한 인사권과 감독권, 교육과정에 대한 편성권, 학교 설립권 등을 가지고 있죠. 다만, 일선 학교와 교육청 등 교육계와 관련된 현안만을 책임지는 자리이기 때문에 광역자치단체장보다는 그 권한이 적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체 ‘뭣이 중헌디?’

정치권에서는 이번 6.13 동시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 겸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나타날 민심의 향방을 가늠할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00년 이후 치러진 네 차례의 지방선거는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었습니다.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이 선전한 지난 2014년 지방선거를 제외하고는 야당의 압승이었죠. 당시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 이후 압도적 패배가 예상됐던 지방선거에서 인천, 경기, 경북 등 광역단체장 자리 8개를 지켜내며 선방했죠.

또한 중앙 정당의 입장에서는 지방선거가 국회의원 선거를 위한 초석을 놓는 단계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특히 각 정당은 2년 앞으로 다가온 2020년 총선 승리를 위해 이번 지방선거에서의 선전이 절실하죠. 정당들은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자신과 뜻이 맞는 인사를 지역 주민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에 당선시켜 국회의원 선거 때 자신들을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지방선거의 중요성을 모두 설명해주지는 않습니다. 주민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지역의 일꾼을 뽑는다는 점이 지방선거가 중요한 진짜 이유죠. 지방선거로 선출된 이들은 우리가 낸 세금을 지역에 어떻게 쓰고 또 분배할지를 결정하게 되거든요.

예를 들어 광역단체장인 서울특별시장은 대한민국 수도로서 국내 유일의 특별시이자 인구 1,000만 명에 예산 20조원을 집행하는 글로벌 도시인 서울을 이끄는 수장입니다. 20조원이 넘는 예산 중 행정운영과 재무활동 비용을 제외하고 사업에 투입할 수 있는 정책사업비만 15조원에 이르죠.

서울시장은 국가직 5명을 제외한 시 소속 지방공무원 1만6,000여명의 임면·징계권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정무부시장 등 정무직의 임면권도 쥐고 있죠. 서훈 추천도 자체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서울교통공사, 농수산물공사, SH공사, 시설관리공단 등 5개 투자기관의 사장도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임명하고, 서울의료원, 시정개발연구원 등 11개 출연기관장 역시 시장이 추천하거나 임명할 수 있습니다.

지방선거로 뽑힌 사람들이 받는 월급 역시 우리가 낸 세금으로 나갑니다.

시·도의회 의원들만 예로 들어볼까요?

[스토리텔링]6·13 지방선거, 대체, '뭣이 중헌디?’

이들에게는 국회의원들처럼 기본 수당 외에 의정활동비가 지급됩니다. 지난해 서울시 의원의 경우, 연간 4,517만원의 수당과 1,800만원의 의정활동비를 받았죠. 이게 끝이 아닙니다. 국내·외 출장 여비와 각종 업무 추진비, 경비 등만 해도 1,702여 만원입니다. 일 년에 총 8,000만원이 넘는 세금을 받는 셈이죠.

이런 인물들을 뽑는 기회를 등한시한다면 결국 그 부메랑은 유권자인 우리가 맞게 됩니다. 심심치 않게 들리는 지방자치단체 선출직 공무원들의 잦은 외유성 출장, 나랏돈 횡령과 같은 부패 사건은 우리가 선거에서 후보자들의 정책에 대해 무관심했던 결과입니다. 단 한 번의 투표로 진짜 우리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기 위해서는 정책 공약과 비전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 사람을 선별해야 하는 거죠.

여러 이슈에 파묻혀 6·13 지방선거가 큰 관심을 끌지 못하면서 낮은 투표율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실생활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정책들을 실현할 일꾼을 뽑는 소중한 선거인만큼, 6월 13일에는 우리 모두 선거장에서 만나길 바라봅니다.
/정순구·이종호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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