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 1회와 2회는 각각 5.2%, 6.3%(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동일)를 기록했다. 지난주 ‘훈남정음’이 2.6%, 2.8%를 기록하며 종영한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훌쩍 뛰었다.
동시간대 방송된 지상파 드라마 사이에서도 눈에 띄는 성적이었다. 같은 날 첫 방송된 ‘시간’은 3.5%, 4.0%를, ‘당신의 하우스헬퍼’는 2.3% 2.7%를 기록했다. ‘친애하는 판사님께’는 이들과 2%P가 넘는 차이를 보이며 단숨에 수목극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앞서 방송된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의 기세를 이어받은 모양새다.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23일 5.7%, 7.1%, 24일 6.9%, 8.2%를 기록,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이틀 연속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친애하는 판사님께’까지 활약하며 지상파 평일드라마 싸움에서 승기를 잡았다.
두 작품은 서로 다른 장르를 내세우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먼저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로맨틱코미디의 매력을 십분 발휘했다. 신혜선과 양세종이 과거 풋풋했던 인연을 시작으로 우연한 기회로 재회해 자아내는 케미가 인상적이었다.
또한 두 배우는 이전까지 볼 수 없던 코믹 연기로 의외의 매력까지 발휘했다. 신혜선은 열일곱에 코마에 빠져 서른살이 되어 깨어난 인물의 혼란을 설득력 있으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냈다. 양세종도 스스로 세상과 단절된 인물로서 신선함을 더했다. 망가짐을 불사하는 두 사람의 열연이 연신 웃음을 자아냈다.
‘친애하는 판사님께’는 ‘또 장르물이냐’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법정물 특유의 긴장감에 개성을 더해 시청자들을 끌어 당겼다. 하루아침에 판사가 된 전과5범을 중심으로 극과 극 쌍둥이 형제가 갈등을 빚게 된 사연, 검사들 사이 위계에 의한 성추행 등 현실을 반영한 흥미로운 소재들을 곳곳에 배치했다.
연출을 맡은 부성철 PD가 자신한 것처럼 ‘호기심에 한 번이라도 보기 시작했다면 넋을 놓고 뒤를 보게 되는’ 전개였다. 여기에 배우들 활약도 더해졌다. 윤시윤은 톤을 완벽히 달리하며 1인 2역을 소화했고, 이유영은 브라운관 첫 주연에도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다. 허성태는 첫 엘리트 악역을 비열하게 소화하며 ‘분노 유발자’로 등극했다.
물론 마음을 놓기에 아직은 이른 시점이다.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KBS2 ‘너도 인간이니?’ MBC ‘사생결단 로맨스’와, ‘친애하는 판사님께’는 MBC ‘시간’ KBS2 ‘당신의 하우스헬퍼’와 레이스를 함께해야 한다. 두 작품 모두 2위와는 약 2%P 차이,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더욱 흥미롭고 완성도 높은 전개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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