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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돈 풀기에 방점 찍힌 국가재정운용 방향

정부가 내년에 또 재정지출을 대폭 늘릴 모양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가재정포럼 기조연설에서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재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내년 총지출 증가율 목표치로 7.7%+α를 제시했다. 이대로라면 내년에 470조원 안팎의 슈퍼예산이 예상된다.

정부가 재정지출 확대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포용성장과 소득재분배·일자리·남북경협 등이다. 그동안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의 이름 아래 재정지출을 대거 늘리는 정책을 펴왔다. 공무원 증원과 최저임금 대폭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이 그것이다. 문제는 이들 정책이 돈만 쓰고 경제 활성화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최저임금만 하더라도 정부는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린다는 취지로 정책을 추진했지만 취약계층의 일자리 감소와 소득 불평등 심화만 초래했다. 당초 기대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또다시 재정 투입을 늘리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정부는 재정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예산 투입을 늘려도 괜찮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40%를 넘지 않아 여유가 있다고 하나 정부가 말하는 부채에는 빠진 것이 많다. 국가가 직접적으로 상환의무를 지는 정부부채 외에 공공기관·공기업 부채와 공무원·군인연금 충당금 등을 모두 포함하면 실제 국가부채 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1,550조원에 달한다. 사실상 GDP의 90%를 훌쩍 넘는 셈이다.



그러잖아도 우리나라는 급속한 고령화로 재정지출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러한 때 가장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재정 건전성이다. 정책실험을 하느라 생긴 구멍을 혈세로 메우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정부는 일자리를 비롯한 모든 것을 재정으로 해결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민간이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정부는 사회안전망 확충에 집중해야 한다. 그것만이 정책 효율성도 높이고 재정 건전성도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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