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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세대 결혼·출산 포기 이유는…"괜찮은 일자리가 없어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자문 민관 전문가그룹 진단

“저출산 완화하려면 사회보장 확대·성평등 실현해야”

1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특성화고·제대군인 일자리 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이 취업 정보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청년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이유는 취업하기 어려운 데다 취업하더라도 ‘괜찮은 일자리’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기존 저출산정책을 재구조화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자 구성한 민관 전문가그룹은 25일 ‘저출산 미래 비전(안)’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문가그룹에 따르면 결혼(사실혼 포함)은 출산율을 결정짓는 주요한 요인 중 하나다. 그러나 결혼해서 독립된 생계를 꾸리고 새로운 가족을 꾸리려면 취업이 먼저다. 취업을 하지 못하면 결혼과 출산이라는 이후 생애주기로 넘어가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

전문가그룹은 “20∼30대 젊은이들 사이에 이렇게 취업의 어려움으로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이런 현상은 ‘N포세대’라는 말에 잘 녹아있다. ‘N 가지를 포기한 세대’를 일컫는 이 용어는 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삼포세대에서 시작해서 집과 경력까지 포기한 오포세대, 희망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해버린 칠포세대까지 확장됐다.

청년실업의 어두운 현실은 통계치에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대 청년실업률은 2008년 7.4%에서 2011년 8.7%, 2014년 10.2%, 2017년 11.3% 등으로 높은 오름세를 보인다. 1980년 80%를 넘어섰던 20대 남성 고용률은 2000년 66.3%로 떨어지더니 2017년 60% 이하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이 학업을 연장하거나 구직을 반복하거나, 심하면 아예 포기하기까지 하고 있다.



전문가그룹은 구직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괜찮은 일자리는 자신의 경력개발에 도움을 주고 적정수준 이상의 급여가 보장되는 일자리다. 많은 청년이 경력 개발에 별 도움이 되지 않거나 한계가 있는 비정규직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한다. 이 경우 보수는 최저임금 수준이다. 비정규직 신분으로 취업한다고 해도 소득수준이 낮아 결혼과 출산이라는 다음 단계로 이행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전문가그룹은 지적했다.

이렇게 취업 시기가 늦어지면서 결혼과 출산 시기도 미뤄지고, 한 가정의 자녀 수도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1996년 26.7세였던 여성의 첫아이 출산연령은 2016년 31.4세로 상승했다.

전문가그룹은 저출산의 늪에서 헤어나려면 결국 안정된 취업활동과 주거환경을 조성하고, 돌봄 부담과 교육비용을 분담해주는 사회보장제도를 확대해 객관적 삶의 조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성 평등 실현을 통해 여성의 독박육아, 경력단절로 대표되는 성차별을 해소해 주관적 만족도(행복) 수준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해서 펼쳐야 세계 최장의 초저출산 현상을 극복할 수 있다고 전문가그룹은 진단했다.

전문가그룹에는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최슬기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양난주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혜영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이사장,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등이 포함됐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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