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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 공시가 폭탄]4년뒤 보유세 1,148만 → 1억5,189만원...조세저항 불보듯

보유세 부담 상한선 있지만 내년 공시가 큰폭 올라

稅 부담 올보다 10배 이상 늘어나는 소유자 속출

집주인 강력 반발...온라인 중심 단체행동 움직임도

내년 공시가격이 대폭 상승하는 서울 삼성동의 한 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승으로 이들 주택 소유자의 보유세(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 부담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송은석기자




서울 강남 역삼동에 위치한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659㎡ 규모의 B 다가구주택을 갖고 있는 1주택자 강모씨는 한국감정원으로부터 표준주택 공시예정가격 의견청취문을 받고 깜짝 놀랐다. 올해 25억9,000만원이었던 공시가격이 내년에는 83억9,000만원으로 3배 이상 뛰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강씨의 종합부동산세는 올해 491만원에서 내년 849만원으로 약 72.9%나 상승하고 재산세를 더한 보유세(농어촌특별세 포함)는 1,148만원에서 1,744만원으로 51.9% 상승한다.

더 큰 문제는 오는 2020년부터다. 보유세 부담 상한선이 있지만 내년도 공시가격이 너무 올라 세 부담이 급증한다. 2020년 이후 공시가격 상승률에 올해 서울 지역 공시가격 평균 상승률(7.92%)을 단순 적용해도 2020년 종부세는 8,795만원에 보유세는 1억1,498만원이 된다. 2022년에는 종부세만 1억1,328만원으로 1억원을 돌파하고 보유세는 1억5,189만원까지 상승한다. 4년 만에 보유세가 13배 이상 오르는 꼴이다.



이 같은 사례는 강씨만이 아니다. 내년도 표준주택 공시가격 급등으로 종부세가 큰 폭으로 뛰면서 4년 뒤인 2022년에는 보유세 부담이 올해보다 10배 이상 늘어나는 이들이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세의 절반 이하였던 주택 공시가격을 7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정부 방침에 따른 것이지만 짧은 기간에 증가폭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용산 대사관로의 C 단독주택의 공시가격도 올해 16억3,000만원에서 내년 29억6,000만원까지 오른다. 2022년에는 37억2,047만원(2020년 이후 공시가 상승률 7.92%)으로 뛴다. 같은 기간 종부세가 222만원에서 2,535만원으로 11배 이상 상승하면서 보유세는 595만원에서 3,980만원으로 무려 568.9%나 오를 예정이다. 서초 방배로길의 D 다가구주택 역시 같은 기간 공시가격이 16억원에서 29억5,375만원으로 급증한다. 종부세는 214만원에서 1,545만원으로 오르고 보유세는 578만원에서 2,771만원으로 치솟는다.

원종훈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세무팀장에 따르면 1주택자의 주택가격이 26억5,000만원에서 40억원으로 오르면 보유세가 1,131만원에서 1,697만원으로 뛴다. 이후 매년 5%씩만 가격이 올라도 △2020년 2,468만원 △2021년 2,698만원 △2022년 2,946만원이 된다. 보수적으로 잡아도 4년 만에 최소 두 배 이상 보유세가 급등하는 셈이다. 특히 다주택자는 상황이 심각하다. 1주택자는 종부세 상한이 전년도의 150%를 넘지 못하지만 조정지역 내 2주택자는 200%, 나머지는 300%가 적용된다.



주택 소유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강남 신사동의 한 다가구주택을 소유한 김모씨는 주택 공시가격이 올해 17억원에서 내년 28억8,000만원으로 크게 올랐다. 문제는 세금이다. 그는 “1층은 원룸과 투룸을 월세 60만~70만원에 임대하고 2층에서 10년 이상 거주하고 있다”며 “임대료 인상은 연간 5%로 제한하면서 공시가격을 이렇게 한번에 올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온라인 부동산 카페를 중심으로 단체행동의 움직임도 엿보인다. 한 표준주택 소유주는 “공시가격 우편을 받아봤겠지만 세금 폭탄을 맞을 것 같다”며 “서면이나 인터넷 등으로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정부는 그동안 시세에 비해 낮게 형성돼 있던 주택 공시가격을 현실화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동안 단독·다가구주택의 공시가격은 시세의 40~50% 수준으로 시세의 70% 정도인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비해 낮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상속도가 과도하다는 게 세무·부동산 업계의 분석이다. 양경섭 세무법인 서광 세무사는 “공시가격이 1년 만에 이렇게 오른다면 고가주택 소유자들의 세 부담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감정원의 조사 결과에 불복하고 소송을 하려는 소유자도 생겨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감정원의 한 관계자는 “시세 반영률을 현실화하기 위해 공시가격을 크게 올렸다”며 “고가주택은 앞으로도 공시가격 기준을 면밀하게 분석해 아파트와 같은 시세반영률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큰 폭의 공시가격 인상이 계속된다는 뜻이다.

/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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