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활황' 대구...올 변곡점 맞나

청약열기는 여전히 뜨겁지만

공급 늘고 기존 집값 떨어져

"호황국면 곧 끌날것" 분석도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대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분양하는 단지마다 수십 대 일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전매제한이 풀린 분양권에 억대의 프리미엄(웃돈)이 붙으며 강세를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각종 통계기관의 조사에서 기존 재고 아파트 값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앞으로 공급량도 늘어나 본격적인 변곡점에 접어들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1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8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죽전역 동화아이위시’가 244가구 모집에 1만 4,749명이 몰려 평균 60.4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달 초 ‘남산자이하늘채’ 역시 84.3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도 대구 시장의 청약 열기는 뜨거웠다. 리얼투데이의 분석 자료를 보면 2018년 전국 청약 경쟁률 상위 10개 단지 중 4곳이 대구 단지다. ‘e편한세상 남산’은 1순위 경쟁률이 346.51대 1에 달해 지난해 청약 경쟁률 전국 1위를 기록했다.



분양권 시장도 강세장이다. 지난해 8월 전매 제한이 풀린 ‘복현자이’ 전용 84㎡가 분양가 대비 약 1억 4,000만 원의 웃돈이 붙은 5억 6,895만 원에 같은 해 10월 거래됐다. 현재 매도 호가 역시 1억 원 이상의 웃돈이 형성된 5억 3,000만~5억 9,000만 원 선을 이룬다.

이런 가운데 호황국면이 곧 끝날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우선 부산 등 다른 지방 시장처럼 공급량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대구는 2017년(7,674가구)부터 분양 물량이 계속 늘어, 올해 분양 물량은 2만 5,425가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올해 입주물량(9,194가구)은 지난해(1만 4,425가구)보다 줄어 당장 소화불량에 걸릴 가능성은 작지만, 최근 분양 단지들의 입주시기가 다가올 약 3년 내외 시점에서 본격적인 공급량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기존 아파트 값이 꺾인 것도 부정적인 시그널이라는 해석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구는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0.01%를 기록해 1년 8개월 만에 상승 랠리가 멈췄다. 대구의 한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새 아파트 공급 물량이 적다는 점과 수도권 비해 규제가 약하다는 것 때문에 호황을 보였다”면서도 “지역 경제는 침체기를 겪는 와중에 앞으로 아파트 신규물량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대구 분위기도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