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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기 미세먼지 덮친 한반도]숨막히는 고통 외면한 국회…미세먼지 법안, 이번엔 '먼지' 털까

■ 뒤늦게 법안 처리 나선 정치권

계류중인 관련 법안만 50여개

여론 악화때만 "처리" 외치지만

해결책 입장차 커 통과 미지수

정부 대책회의도 '맹탕' 빈축 속

文, 학교 대형 정화기 보급 지시





수도권과 충청지역에 사상 처음으로 5일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고 서울의 시간당 초미세먼지 농도가 지난 2015년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재앙’ 수준의 미세먼지가 국민의 마음껏 숨 쉴 권리를 앗아가고 있는데도 정작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계류 중인 약 50개의 ‘미세먼지 대책 법안’에는 먼지만 쌓이고 있다. 뒤늦게 정치권과 정부가 5일 여야를 막론하고 법안 처리에 총력을 쏟을 것을 다짐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은 제각각 목소리를 냈고 주무부처인 환경부의 조명래 장관 주재로 열린 10개 시도 부단체장과의 긴급화상회의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해 ‘맹탕회의’라는 빈축을 샀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로 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시행된 5일 정부세종청사 인근 주차장에 차량들이 가득 주차돼 있다. /오승현기자


국회 의안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미세먼지 관련 법안은 50여개에 달할 정도로 체증이 심각하다. 가장 오래된 법안은 원혜영 민주당 의원이 2016년 발의한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이다. 무려 2년9개월간 국회에서 표류 중인 이 법안은 배출가스를 과도하게 유발하는 차량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있다. 차주가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한다.

미세먼지를 법률상 ‘재난’ 범주에 넣도록 하는 개정안도 여럿 나왔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재난의 정의 규정에 미세먼지를 추가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을 냈다. 미세먼지를 재난 중 하나로 명시함으로써 미세먼지도 법에 따른 안전관리 대상임을 분명히 해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보장하자는 취지다.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사회재난’의 정의에 발전소·사업장·차량 등 인위적 배출요인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명시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제안한 바 있다. 이외에도 보건용 마스크 구입액의 15%를 종합소득산출세액에서 공제해 마스크 구매비용 부담을 경감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김성수 민주당 의원), 주거지역과 가까운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의 배출허용기준을 강화하는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장제원 한국당 의원) 등이 계류돼 있다.



문제는 미세먼지의 근본적 해결책과 관련해 입법 추진의 ‘방점’이 당마다 다른 곳에 찍혀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우선 국내 요인 제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민주당과 정부는 미세먼지 원인물질 발생을 줄이기 위해 모든 정책 역량을 동원하겠다”며 “이번 3월 국회에서 여야가 함께 적극 노력해야 한다. 미세먼지특별관리지역 확대에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당은 중국발 등 국외 요인 해소를 주장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미세먼지는 대부분 중국에서 유입된다”며 “중국 앞에서 작아만 지는 문재인 정부는 말 그대로 시늉만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바른미래당은 적극적인 정부 대책을 주문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정부 차원의 대책을 내놓을 시기가 훨씬 지났지만 정부는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며 “최대 민생 문제인 미세먼지 관련 법안이 최우선으로 통과하도록 국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6시부터 50분 동안 청와대에서 조명래 장관으로부터 미세먼지 긴급 보고를 받은 뒤 “어린이집·유치원·학교에 공기정화기를 설치하고는 있지만 너무 용량이 작아 별 소용이 없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용량의 공기정화기를 빠르게 설치할 수 있도록 공기정화기 보급에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 적어도 아이들이 실내에 들어가면 안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지훈·양지윤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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