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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폭 더 커지는 지방 아파트값

8개道 올들어 일산보다 더 떨어져

사천·김해 등은 2~3배 곤두박질

지방저축銀 PF대출 부실도 확대





올해 들어 지방 아파트 값의 낙폭이 더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과 대구 등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집값 하락 속도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는 것이다. 주택시장이 갈수록 위축되면서 지방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도 확대되고 있다.

7일 본지가 한국감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들어 지난 5월 말까지 지방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말 대비 1.67% 하락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1.08%)보다 하락폭이 더 확대된 것이다. 지방 8개 도의 매매가는 2.26% 떨어져 지난해 낙폭(-1.81%)보다 더 커졌다. 이는 올 들어 일산 아파트 값 하락 폭(동구 -1.02%·서구 -1.49%)보다 크다.

지방 주요 도시들의 집값 낙폭도 전년보다 더 확대됐다. 경남 사천시는 올 들어 5.75% 하락해 전국 시군구 중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 낙폭이 전년 같은 기간(-1.95%)보다 3배가량 커졌다. 같은 지역의 김해시는 전년에 2.37% 하락했지만 올해는 5.70%나 아파트 값이 떨어졌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강원도 원주시 아파트 값은 올 들어 5.37% 하락해 전년 같은 기간(-2.16%) 대비 낙폭이 2배 이상 확대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부동산 PF 연체율이 10% 이상 되는 곳은 17곳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방의 일부 저축은행은 부동산 PF 전체가 연체돼 연체율이 100%인 곳도 나오는 등 부동산 냉각이 저축은행 부실로 전이되는 양상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은 “부동산은 경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지역 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아 대구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방의 집값은 당분간 더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이지윤기자 hooni@sedaily.com

<지방저축銀 5곳 ‘PF연체율 100%’...3곳중 1곳꼴 ‘건전성 비상’>



지방 부동산 경기가 냉각되면서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PF) 대출도 빠르게 부실화되고 있다. 지방의 주력산업 침체가 현지 부동산 시장을 냉각시키고, 이것이 저축은행 부실로 전이되고 있는 것이다.

7일 본지가 저축은행 79개사의 1·4분기 경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부동산 PF 대출 부실이 0%인 곳은 절반도 안되는 27곳에 불과했다. 부동산PF 대출을 진행하지 않은 4곳을 제외한 수치다. 거꾸로 얘기하면 저축은행 3곳 중 1곳이 부동산 PF 대출 건전성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지난 2018년 금융권 부동산 PF 연체율 평균이 2.3%였는데 이보다 높은 저축은행은 36개다. 특히 17개는 PF 연체율이 1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PF를 전문으로 하는 개인 간 금융거래(P2P) 업체의 연체율 평균이 8.5% 정도 인데 저축은행이 이보다 높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부동산 PF 연체율이 100%인 저축은행도 5곳에 달했다. 지역별로 부산·경남 2곳, 호남 2곳, 충청 1곳이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방 저축은행의 경우 1건에 10억원 정도 하는 소규모 PF대출을 주로 시행하는데, PF 연체율이 100%인 곳은 단건으로 실행한 PF에서 연체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연체 속도다. 부산·경남·강원 등 지방 저축은행은 1년 만에 부동산PF 연체율이 급속도로 나빠졌다. 부산의 우리저축은행은 PF 연체율이 지난해 1·4분기 57.1%에서 올해 1·4분기 100%로 올랐다. 같은 기간 A저축은행은 6.33%에서 100%로 급등했다. B저축은행 역시 지난해 1·4분기 17.6%였던 부동산 PF 연체율이 올해 1·4분기에는 100%로 치솟았다. 호남 기반의 C저축은행과 D저축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4분기까지 2년째 부동산 PF 연체율 100%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실 대출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출 연체가 곧 바로 영세 지방저축은행의 파산으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 관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지방 부동산이 냉각되다 보니 저축은행의 부동산담보대출 규모도 급감하고 있다. 지난 1·4분기 부동산담보대출이 전년 동기대비 감소한 저축은행은 54.5%에 달했다. 특히 투기 지역으로 묶인 서울과 인천·경기 지역의 저축은행들의 부동산 담보대출이 급감했다. 서울 기반 저축은행 23곳 중 15곳이, 인천·경기 기반 저축은행 19곳 중 10곳이 1·4분기 부동산 담보 대출액이 전년 동기 보다 크게 줄었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아파트값 하락 속도가 더욱 가팔라지면서 최악의 경우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부실 우려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경북 김천의 경우 올 1~ 6월 초 아파트 매매가가 -5.43%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1.58%) 대비 하락 폭이 3배 이상 커진 것이다.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지난해 말 1만 3,935가구에서 올 4월 1만 5,503가구로 11% 늘어났다. 평창 특수가 사라진 강원도는 곳곳에서 과잉공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5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강원 지역 주택 매매가격은 전 달에 비해 0.39%가 떨어지면서 전국 평균(-0.16%)보다 더 하락했다. 미분양 물량도 상당수다. 지난 3월 포스코건설이 강원도 원주시에서 분양한 ‘원주 더샵 센트럴파크’(1·2·3·4단지)는 지난 4월 기준 전체 2,656가구 중 81%인 2,162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충청도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2년 전 고점과 비교해 봤을 때 아파트 시세가 1억 원 가까이 떨어진 아파트가 상당수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대원칸타빌’ 전용 84㎡는 2년 전 2억 4,00만 원에 거래됐는데 현재는 이보다 8,000만 원 떨어진 1억 6,000만 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경남·울산 지역도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경남은 4월 기준으로 18개월 연속 미분양 전국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경남 사천시와 김해시는 올 들어 집값이 각각 5.75%, 5.70% 하락해 전국 시도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 같은 하락 폭은 전년 동월 보다 2배 이상 커진 수치다. 울산 동구는 부동산들이 개점 휴업 상태다. 울산 동구에 위치한 A 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연초에 비해서도 매매가가 10% 이상은 떨어졌다”며 “매물이 쌓이는데 보러오는 사람이 없어서 요즘 들어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지윤·박윤선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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