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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품 끊긴 현대차, 동남아·국내 조달 '플랜B' 서두른다

['신종 코로나' 韓기업 쇼크 현실화]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 소진 임박

하언태 "장기화땐 휴업 불가피"

생산속도 조절…사실상 감산 돌입

베트남 등 조달지역 다변화 추진

코로나發 中 의존도 낮추기 나서





하언태 현대자동차 사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중국산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으며 공장 가동 중단 위기에 처한 현대·기아자동차가 국내와 동남아 지역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플랜 B’를 추진한다.

현대차(005380) 관계자는 3일 “오는 6일까지 확보된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가 모두 소진된 뒤에도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어 조달 지역을 다변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를 비롯해 신종 코로나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캄보디아·베트남 등 동남아까지 함께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통합 배선부품으로 현대·기아차(000270)는 중국에 공장을 둔 한국 부품업체 경신·유라·THN 등 3사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로 인해 현지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부품 공급이 멈추자 현대·기아차 생산라인도 타격을 입고 있다. 기아차 화성공장과 광주공장을 비롯해 일부 공장들은 이날부터 생산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사실상 감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화성공장은 연간 56만여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하비와 쏘렌토 등을 생산하고 있다. 광주공장은 연간 45만대를 생산할 수 있으며 소형 SUV 셀토스 등을 만들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라인을 정지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생산물량을 조절하고 있다”며 “공장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차량 생산 대수가 전반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이 지속돼 각 공장과 라인별로 확보한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가 모두 소진되면 대대적인 휴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하언태 현대차 사장도 이날 울산공장 직원에게 보낸 e메일과 사내 게시판에 올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중국에서 기업 출근 제한을 실시하면서 일부 업체의 생산중단이 장기화하면서 공장·라인별 휴업이 불가피하다”며 “휴업기간 중 부품 수급이 가능할 경우 즉시 생산을 재개해야 하므로 휴업 종료 시기가 유동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의 생산운영 계획을 당장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지만, 향후 세부 계획이 확정되면 현장에 조속히 공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협력업체들과 와이어링 하니스의 국내 생산량을 늘리고, 중국이 아닌 동남아 등에서의 부품조달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유라코퍼레이션의 한 관계자는 “일단 국내 공장에서 생산 중인 와이어링 하니스 물량을 늘려 부품 공급량을 최대한 맞출 방침”이라며 “베트남 등 동남아는 물론 유럽에도 이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있기 때문에 항공기를 통해서라도 부품을 구해 납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신 측도 “인천·경주·하성·군산 등 국내에서 생산 중인 해당 부품 물량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 현대차와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국 지역에 편중된 기존 부품공급 라인을 다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신종 코로나가 이미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이 같은 사태가 반복될 경우 중국 의존도를 낮추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와이어링 하니스를 전량 중국 공장에서 공급받는 쌍용자동차는 현지 공장 가동이 중단되자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처음으로 지난달 30일 일찌감치 이달 4~12일 조업중단을 선언했을 정도로 이렇다 할 대응책이 없다.

다만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곧장 부품 공급라인을 다변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무리 작은 부품이라도 완성차 개발 단계부터 완성차와 협력사들이 함께 기술 개발을 진행하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새로운 부품 협력사를 찾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부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와이어링 하니스는 일일이 사람 손으로 배선을 엮어줘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싼 중국에 유독 협력업체들이 많이 진출했다”며 “부품의 품질·안전문제와 더불어 생산능력 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지역별로 부품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작업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형·서종갑기자 kmh20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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