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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방어벽 자신 금물...통화스와프 늘려 추가방파제 구축 필요

[글로벌 퍼펙트스톰-무엇을 대비해야 하는가]

<상>엄습하는 복합 경제위기…외환건전성 괜찮나

경상·재정수지 악화에 한국 신용등급 영향 줄수도

CDS프리미엄도 석달새 2배 급증...환율 변동폭 커져

"외환보유액 탄탄하다지만 자본이탈 막을 대책 시급"

10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환율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해외자금의 이탈에 대비해 외환건전성을 체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에 경제 쇼크 위험이 높아지면서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외환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환보유액을 비롯해 외환방어벽을 탄탄하게 높였다고는 하나 줄어드는 경상수지 흑자폭과 함께 악화되는 재정수지 상황은 불안감을 키울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특히 한국은 실물경제에 있어서는 선진국 대접을 받으면서도 금융시장만큼은 위기상황이 닥치면 신흥국과 같이 썰물처럼 외국자본이 빠져나가는 경향을 보여왔기 때문에 통화스와프 확대 등 추가적인 방파제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상수지·재정수지 악화일로



1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9일 기준 우리나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47bp로 역대 최저점을 찍었던 지난해 12월(22bp)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CDS 프리미엄은 채권을 발행한 국가 또는 기업이 부도가 날 경우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파생상품으로 예전 위기 상황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는 해도 최근 급격히 한국의 부도 위험이 상승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최대 699bp로 변동폭이 유달리 컸고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2007년 11월2일 902원이던 환율은 2009년 3월3일 1,574원까지 급등했다. 이 같은 흐름이 발생할 경우 개방성이 높아 수시로 현금자동인출기(ATM)로 불렸던 오명처럼 국내 금융시장에서 자칫 외국인의 급작스런 ‘셀코리아’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외국인들은 지난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125억원가량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며 1999년 이후 사상 최대 하루 순매도를 기록했다.

수출 감소로 인해 대외건전성의 기초인 경상수지 흑자 감소폭이 커진 것도 불안요인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치 통계를 보면 올해 1월 경상수지 흑자는 10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1월보다 22억9,000만달러가 감소해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 4월(3억9,000만달러 적자) 이후 흑자폭이 가장 작았다.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수출 타격이 본격화될 경우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반도체·철강 등 주요 수출품목의 수출단가 하락세가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고 수요 위축이 맞물린 탓이다. 서비스 수지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출·입국자수 모두 급감하고 여행 수요가 위축되면서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글로벌 팬데믹이 지속돼 수출이 급락하면 경상수지가 악화될 소지가 있다”며 “경상수지가 악화되면 국가신뢰도가 떨어지고 자본유출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통화스와프 등 방어장치 필요



나아가 일각에서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4.1%까지 악화되는 재정건전성으로 인해 가장 나쁜 시그널인 무역과 재정의 ‘쌍둥이 적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달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및 전망을 유지하면서 국가채무비율이 오는 2023년 46%까지 증가할 경우 중기적으로 국가신용등급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의 현재 금융안전망은 수차례 ‘몇월 위기설’이 제기됐던 10년 전에 비해서는 상당히 두꺼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8년 3월 2,642억달러였던 외환보유액은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2008년 11월 2,005억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2,000억달러 붕괴 직전까지 내몰렸다.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지자 정부와 한국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보유액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외환보유액은 올 2월 말 기준 세계 9위 수준인 4,092억달러로 2배 이상 확대됐다.

대외건전성을 판단할 수 있는 단기외채(만기 1년 이하) 관련 지표도 당시 크게 악화됐다. 대외채무(외국에서 빌린 돈) 가운데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9월 51.9%까지 치솟았다. 전체 외채 가운데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경우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이동 가능성으로 국내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된다. 현재 단기외채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28.8%다. 순대외채권은 지난해 말 기준 4,806억달러이며 외화유동성을 나타내는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20.6%로 양호하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코로나19가 글로벌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당초 예상보다 더 깊고 오래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 유사시 적기에 신속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과거 한미 통화스와프를 통해 글로벌 경제위기를 이겨냈듯이 추가적인 방파제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는 캐나다, 스위스,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말레이시아, 호주,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들과 1,300억달러+α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있다. 다만 미국 및 일본과는 단절돼 있는 상태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단순히 외환보유액 4,000억달러, 5,000억달러가 중요하다기보다는 부족하면 메울 수 있으므로 할 수 있으면 지금이라도 통화스와프를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조지원·백주연·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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