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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어마무시하게 로비”.. ‘라임 살릴 회장님’의 정체 총정리





라임자산운용(라임) 펀드에 투자한 피해자와 장모 전 대신증권 센터장과의 녹취록(법무법인 우리 제공)을 통해 세간에 알려진 ‘라임 살릴 회장님’의 파장이 일파만파다. 스타모빌리티(옛 인터불스)의 실소유주인 이 김모 회장은 라임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기업 사냥’을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그는 지난해 1월 수원여객에서 16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수사받다 올 들어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도피했다.

그런 와중에 스타모빌리티에서 51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이달 중순 또 고소됐다. 더군다나 지난해 말에는 청와대 행정관의 지원을 받아 라임의 자산을 인수하겠다는 대담한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를 위한 자산운용사와 재향군인회 상조회 인수에 성공하기도 했다. 또 도피 중인 현재 측근들에게 지시해 스타모빌리티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제가 지난 2주간 취재한 김 회장의 정체와 행적을 문답으로 알아본다.

Q. 김 회장은 누구인가.

A. 코스닥 상장사 스타모빌티리의 실소유주다. 지난해 3월 스타모빌리티를 차명으로 인수했다. 그 자신은 회사 등기나 주주 명단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이 인수 자금은 2019년 초 수원여객에서 벌인 162억원대 횡령 사건에서 마련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회장은 이보다 앞선 2018년3월에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로 등재돼 회장 직함으로 활동한 바 있다. 다만 당시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서 4개월만에 물러났다. 그 전에는 타일 판매와 다단계 영업, 비상장주식 판매 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4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이름을 한 차례 바꿨다고 한다.

Q. 청와대·정치권과의 커넥션은.

A. 김 회장은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 출신 김모 금융감독원 팀장과 고향 친구다. 김 회장은 김 팀장으로부터 수원여객 횡령 사건에서 공모한 M증권 출신 A씨를 소개받았다고 한다. A씨는 김 팀장과 서울대 경제학과 선후배 사이다. 앞서 한국경제신문은 세 사람이 룸살롱에서 어깨동무하고 있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A씨로부터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을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회장은 더불어민주당의 부산 사하을 후보인 친노 인사 이상호씨와 친분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앞서 조선일보는 금융계 인사의 발언을 인용해 김 회장이 이씨에게 20억원의 정치자금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이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김 회장을 안다”고는 인정했으나 정치자금 의혹은 부인했다. 이씨는 본지 연락에는 답하지 않았다.

Q. 수원여객 횡령 사건은 무엇인가.

A. 김 회장이 A씨, 감사인 B씨, A씨의 친구인 모 금융지주 캐피탈 출신 C씨 등과 공모해 횡령을 저지른 혐의로 지난해 1월 고소된 사건이다. 수원여객을 인수하려던 한 운용사는 2018년 3월 A씨로부터 이 전 부사장을 소개받아 인수자금 일부를 대출받았다. 이후 A씨는 수원여객 재무이사로 취임한다. 그런데 라임은 1년 만기를 두 달 앞두고 갑자기 이틀 안에 대출금을 상환하라고 요구한다. 운용사는 상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A씨는 김 회장, C씨와 관련된 법인들로 회사 자금 162억원을 빼돌려놓은 상태였다. 또 운용사는 김 회장 측이 수원여객을 팔아넘겨 140억원의 차익을 거두고 40억원은 이 전 부사장에게 지급하기로 약속한 계획이 담긴 서류를 발견했다.

운용사는 김 회장과 A·B·C씨 네 사람이 공모한 증거들을 모아 곧바로 경찰에 고소했다. 주범인 A씨는 그 직전에 해외로 도주해 아직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 사건을 맡은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건 발생 1년여가 지난 올해 1월에서야 김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해 발부받았다.

주범이 도피한 상태임에도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수사가 진행되던 중에 김 회장은 스타모빌리티와 향군 상조회를 인수했고 최근 각 회사에서 수백억대 횡령을 일으킨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수사가 좀 더 속도를 냈으면 추가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았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Q. 라임과는 무엇을 공모했나

A. 김 회장은 스타모빌리티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라임의 자금 지원을 받기 시작한다. 지난해 4월엔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을 통해 라임으로부터 400억원을 조달한다. 또 지난해 7월에는 200억원을 추가로 지원받기로 했으며, 스타모빌리티와 우회상장을 계획한 한 비상장사 측에도 380억원을 투자받기로 했다.

심지어 라임 측이 이러한 대가를 누리려 한 정황이 포착됐다. 스타모빌리티의 지난해 반기보고서에는 ‘LEEJONGPIL’이 16만주(당시 주가 기준 약 4억원)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캐나다국적인 이 전 부사장이 영문명으로 등재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서 계획한 자금 580억원 투입은 지난해 7월 한국경제신문 보도로 ‘자산 돌려막기’ 등 의혹이 불거져 환매가 잇따르면서 무산됐다.



이와 별도로 라임의 직원인 D씨는 지난해 10월 스타모빌리티의 골프장 회원권의 가족회원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해당 회원권은 4억원가량, 가족회원은 8,000만원가량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D씨는 올해 1월 스타모빌리티의 전환사채(CB) 195억원을 인수하는 의사결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김 회장 측은 이 195억원을 향군 상조회 인수자금으로 고스란히 갖다 썼다. 스타모빌리티 측은 이 돈을 포함한 51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김 회장과 김 회장의 자금책 김모 사장을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D씨는 본지의 전화와 문자에 답하지 않았다.

Q. ‘라임을 살린다’는 계획은

A. 지난해 12월 장 센터장은 한 피해자에게 ‘김 회장이 6,0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하고 라임 및 라임의 자산을 인수할 것’이라는 취지의 얘기를 한다. 김 회장이 이미 한 자산운용사를 인수했으며, 향군 상조회도 인수해 펀드 자금을 확보할 것이라고도 했다. 또 청와대 행정관 시절 김 팀장의 명함을 제시하고는 “여기가 들어올 거예요. 여기가 14조를 움직여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김 회장은 지난해 11월 한 자산운용사를 인수했으며 그 다음달엔 그의 컨소시엄이 향군 상조회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 또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그는 실제로 라임 인수 ‘자문단’의 명단을 작성했으며 올 1월에는 라임 측에 접촉해 의사를 타진했다. 이에 더해 향군 상조회에서 800억원가량의 유동성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공제조합 가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다만 결과적으로 자산운용사에서 펀드는 조성되지 않았으며 향군 상조회도 최근 보람상조에 재매각한 상태다. 계획이 무산된 이유는 확실치 않으나 지난 1월 김 회장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향군은 김 회장의 컨소시엄이 ‘3년 간 재매각 금지 조항’을 어겼다며 서울남부지검에 사기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Q. 로비력이 대단하다는데

A. 김 회장 측은 향군 상조회 2차 입찰에서 320억원을 써내 인수자로 선정됐는데 이 과정에 로비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장 센터장은 녹취록에서 “이 회장이 로비를 되게 잘하거든요? 정말 로비할 때 어마무시하게 써요, 돈을. 여기를 한 거예요. 로비가 된 거예요.”라고 말했다. 취재 결과 김 회장은 당시 주변에다가도 “모든 걸 다 걸고 로비했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실제로 로비가 있었는지, 대상이 누구였는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김진호 향군 회장 측은“매각 주간사(법무법인 청담)를 통해 입찰을 진행했기 때문에 로비가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다만 컨소시엄이 향군 상조회를 인수한 다음 효성이앤에스 장모 대표가 상조회 부회장으로 등장했는데, 그는 지난 2017년 향군과 부가가치통신망 사업 관련 업무협약을 맺은 인연이 있다. 효성이앤에스는 에이스탁이 지난 1월14일 사명을 바꾼 업체로 효성그룹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전언이다.

또 앞서 상조회 1차 입찰에서는 라임의 부동산 시행사 메트로폴리탄이 지난해 11월15일 인수대금 200억원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이로부터 12일 뒤 열린 국가보훈처 복지사업심의위원회에서 라임 관계사라는 이유 등으로 퇴짜를 맞은 바 있다. 그런데 취재 결과 메트로가 우선협상대상자로 발표된 당일 김 회장의 페이퍼컴퍼니 계좌에서 메트로 측으로 11억원이 이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회장과 메트로의 금전 관계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억원의 목적이 무엇이고 어디에 쓰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이같이 양쪽의 금전관계를 감안하면 김 회장이 2차 입찰에서 메트로의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로비를 불사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Q. 현재 행적은

A. 지명수배 중인 김 회장은 최근 측근들과 외국 번호로 등록된 휴대폰을 가지고 미국 메신저앱 ‘와츠앱’으로 연락을 주고받는다고 한다. 최근에는 스타모빌리티를 강남의 한 사채업자에게 매각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의 자금책인 김 사장, 수원여객 횡령 주범 A씨의 장인인 사내이사 박모씨 등이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비록 김 회장이 스타모빌리티에서 517억원의 자금을 빼낸 상태지만 회사 자산이나 대여금 등을 환산하면 아직도 250억여원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

이들은 최근 김 회장의 측근인 사내외 이사들을 동원해 자신들을 517억원 횡령 혐의로 고소한 이모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박씨를 대표이사로 재선임하는 안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 경영진에게 횡령 혐의를 전가하고 남은 자산을 처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와중에 효성이앤에스 직원들은 지난주부터 경기도 안산에 있는 본사로 나가 스타모빌리티의 감사 준비를 도왔다고 한다. 효성이앤에스는 앞서 상조회로부터 여주 학소원장례식장을 90억원에 매입한 회사다. 다만 상조회 측은 효성이앤에스의 장례식장 매입에 대해 실제로는 돈을 지불하지 않고 넘겨받은 ‘가장매매’라고 보고 가처분을 걸어놓은 상태이다. 자금책 김씨와 박씨, 효성이앤에스 장 대표 모두 본지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조권형·조윤희·김기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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