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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유시민과 선긋고 몸 낮추기…통합당은 차명진 잘라내고 읍소

■ 최대 변수된 '범여 180석 논란'

<민주당>

이낙연 "긴장 늦추지말고 겸손해야"

섣부른 낙관론 경계…이탈표 단속

<통합당>

수도권·중도층 표심 이탈에

'정권심판→견제론' 전환 지지호소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세월호 막말’을 한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를 제명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180석 전망’에 대해 선을 긋는 것은 모두 선거 막판 산토끼를 잡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세월호 막말 이후 수도권·중도층 표심이 이탈하자 야당으로선 특단의 조치를 내린 셈이다. 동시에 통합당은 기존의 ‘심판 선거’를 ‘견제 선거’ 프레임으로 바꾸며 중도 유권자의 마음을 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도 유 이사장의 ‘180석 발언’으로 인해 견제론이 불붙지 않도록 진화하고 있다.

통합당의 차 후보 제명은 강성 지지층보다는 중도층을 택한 선택으로 분석된다. 그간 통합당은 극우와 중도 보수 지지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차 후보 거취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다. ‘막말 논란’ 이후 차 후보가 “전국에서 후원금이 쇄도해 한도가 다 찼다”고 할 만큼 강성 우파 사이에서 그의 발언이 큰 지지를 얻었기 때문이다. 차 후보 제명 사실이 알려진 후 통합당 당원들은 “차명진 제외한 최고위원 전원 사퇴하라” “우파 국민들은 차명진같이 시원하게 말로 갈겨줄 수 있는 사람을 원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제21대 총선 경기 부천병에 출마한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가 막말 논란으로 당에서 제명된 13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괴안동의 한 도로에 정차한 차 후보 선거차량 일부가 그림자로 가려져 있다./부천=연합뉴스


그럼에도 차 후보가 계속 논란을 만들고 수도권 선거가 흔들리자 당 지도부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1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주말에 여러 가지 자체 여론조사나 판세 분석을 해보니 너무나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꼈다”며 “30~40대, 중도층의 이탈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에는 ‘인천 전멸, 수도권 5~6석’이라는 비관적인 시나리오까지 제시되며 위기감에 불을 붙였다. 박 위원장은 제명 결정 이후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 후보들이 곳곳에서 이대로 두면 선거에 큰 악재가 된다고 호소하고 (처벌) 요청이 많았다”고 언급했다.

이낙연(왼쪽)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3일 충북 제천중앙시장 앞에서 제천·단양에 출마한 이후삼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제천=연합뉴스


위기를 느낀 통합당은 여당 심판론을 접어두고 ‘견제론’을 꺼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이대로 가면 개헌저지선인 100석 달성도 어렵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며 “여당이 말하는 180석, 결정적으로 국회를 운영할 수 있는 의석을 저지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읍소했다. 불과 이틀 전 대전 선거 유세에서 “이 선거의 본질은 무능의 극치 문재인 정권 심판”이라고 말한 것에서 완전히 결이 바뀌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매일 고공 행진하는 상황에서 심판론을 얘기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며 “심판론은 강성 지지층에게, 견제론은 중도층에게 호소하는 측면이 있어 전략에 변화를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때마침 여권에서 나온 ‘180석 압승론’은 견제심리에 불을 붙일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유 이사장은 지난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서 “비례의석을 합쳐서 범진보 180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밝혔다. 이에 박 위원장은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살리고, 이 나라가 특정 세력이 일방적으로 좌지우지하는 나라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마지막에 힘을 모아달라고 간곡히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 역시 “지금 문재인 정권의 오만이 극에 달했다. 이런 발언은 국민을 주인으로 생각하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13일 충북 제천중앙시장 앞에서 시민들이 제천·단양에 출마한 이후삼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원유세하는 이낙연 상임공동선대위원장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제천=연합뉴스


여당 역시 ‘겸손’을 강조하며 ‘오만한 여당’ 이미지가 씌워지지 않게 애쓰고 있다.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선거란 끝까지 알 수 없다. 긴장을 늦추지 말고 겸손해야 한다”고 했고, 이해찬 대표 역시 “선거를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은 보통 3일 전”이라며 섣부른 낙관을 경계했다. 최배근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는 “유 이사장이 다른 분야에 비해 선거 전망에 대해서는 맞힌 적이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유 이사장과 민주당을 분리하며 견제론이 작동하지 않도록 선 그은 것이다. 이에 대해 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한편으로는 민주당 적극 지지층이 현재의 지지율에 안심해 투표하지 않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이며 동시에 중도층이 견제투표를 하지 않도록 겸손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당은 통합당의 태세 전환을 “정치적 추태”라고 맹비난했다. 이 대표는 “일주일 전만 해도 과반을 차지한다고 큰소리치다 지금은 무릎을 꿇는 읍소 작전”이라며 “정치가 추태를 부려서는 안 된다”고 일갈했다. 강훈식 수석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샤이 보수’를 자극했다”며 “보수층 결집을 향한 시대착오적 구애의 손짓이 낯부끄럽다”고 손가락질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유 이사장은 13일 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민주당이 비례대표를 포함해 180석을 얻을 거라고 말한 적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내부에서 제기되는 비판에 대해선 “저 때문에 물의가 빚어진 점에 대해서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분들이 그렇게 하시는 것도 아주 현명한 일”이라고 밝혔다./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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