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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해운동맹도 흔들

빅3, 코로나로 물동량 급감따라

2M, 2분기에만 22% 철수 예정

새출발 나선 HMM·SM상선 등

해운 재건 계획 차질 우려 커져





60여년 역사를 가진 국내 5위 해운사 흥아해운의 사세가 기운 것은 순식간이었다. 흥아해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물동량이 줄면서 돈을 갚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자 지난 3월 초 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흥아해운을 벼랑 끝으로 내몬 코로나19의 여진은 대형 해운동맹(해운 노선과 선박을 공유하며 하나의 회사처럼 운영하는 해운사들의 연합체)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2M·오션얼라이언스·디얼라이언스 등 글로벌 빅3 해운동맹은 가파른 물동량 감소를 이기지 못하고 잇따라 감편을 발표하며 운임 하락 방어에 나서고 있다. 이에 새롭게 디얼라이언스에 합류해 해운업 재건을 목표했던 HMM(현대상선(011200))이 기대만큼의 동맹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는 해운사들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며 “올해 해운업계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 컨설팅업체 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주(4월6~10일) 컨테이너선 임시 결항은 전주 45건에서 212건으로 늘었다. 컨테이너 수송량이 가장 많이 줄어든 항로는 아시아~유럽 항로로 약 29~34%가 줄었다.

해운동맹별로 2M은 2·4분기에 예정된 항해 중 아시아~북유럽 항로에서 21%, 아시아~지중해 항로에서 22%를 철수할 계획이다. 오션얼라이언스는 아시아~북유럽과 아시아~지중해 항로에서 예정된 항해 중 5%를 감편하고 HMM이 포함된 디얼라이언스는 아시아~북유럽과 아시아~지중해 항로에서 예정된 항해 중 10%를 취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3대 해운동맹이 일제히 감편에 나선 것은 예상보다 물동량 감소 충격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유럽, 아시아~미국 항로는 아시아에서 완성된 완제품이 운동되는 뱃길로 이 항로를 줄인다는 것은 실수요 감소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임시결항 또는 운항 취소를 통해 영업비용을 줄이고 선박 공급량을 줄여 해운 운임 하락을 막으려는 것이다. 시인텔리전스는 “임시 결항 숫자로 미뤄 컨테이너 운송 수요가 약 20~30% 줄었다고 볼 수 있다”며 “해운동맹들의 감편 결정이 이전보다 훨씬 짧은 시간 내에 결정된 것을 고려하면 물동량 감소가 매우 빠르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해운동맹 합류로 부활의 뱃고동을 울리려고 했던 HMM을 비롯한 SM상선 등 국내 해운사들이 기대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이달부터 2만4,000TEU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투입해 선복량을 공격적으로 늘리려 했던 HMM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짙다. 일각에서는 다른 해운사들이 주춤할 때 덩치를 키워 비용이나 운임 결정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공급 과잉을 심화해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얼라이언스가 최근 회원사들의 유동성 위기를 우려해 ‘컨틴전시 펀드(비상자금)’ 규모를 5,000만달러에서 7,500만달러로 확충했다”고 말했다.

세계 해운시장이 이처럼 코로나19로 격랑에 빠지면서 올해 ‘옥석 가리기’ 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코로나 수요 충격은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촉발 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며 “2월 선적분에 대한 결제가 시작되는 3월 말~4월 초부터는 결제에 현금 흐름에 문제가 있는 업체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싱가포르 선사인 PIL(Pacific International Lines)은 최근 현금흐름 문제로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며 12척의 선박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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