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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미 TV라인 2개 인도네시아로 옮긴다

권역별 생산 강화위해 해외이전

"아시아권 TV 거점기지로 육성"





LG전자(066570)가 경영 효율화를 위해 구미에 있는 TV 생산라인 일부를 해외로 이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글로벌 시장의 리쇼어링(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회귀) 움직임에는 역행하지만 TV시장의 이익 확대를 위한 어쩔 수 없는 LG그룹 경영진의 승부수다. LG전자는 이르면 올해 말 구미사업장의 TV 생산라인 6개 중 2개를 인도네시아로 옮긴다고 20일 밝혔다. LG전자 구미사업장은 현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액정표시장치(LCD) TV, 컴퓨터용 모니터 등을 조립·생산한다. LG전자는 이 중 2개 라인을 연내 인도네시아 ‘찌비뚱’ 공장으로 옮긴 뒤 TV 생산능력을 50% 이상 확대해 아시아권 TV 거점생산 기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1975년에 문을 연 LG전자 구미사업장의 신규 증설 없는 생산라인 축소는 45년 만에 처음이다.

찌비뚱 공장은 1995년 준공돼 TV·모니터·사이니지 등을 생산하고 있다. 구미 생산라인 이전을 계기로 조립·품질검사·포장 등 전 공정에 걸친 자동화 설비를 대거 확충할 방침이다. 4개 라인으로 줄어든 구미사업장은 롤러블이나 월페이퍼 같은 첨단기술 기반의 프리미엄 TV 양산에 집중하기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생산라인 해외이전은 글로벌 TV 생산의 ‘마더팩토리’인 구미사업장을 필두로 권역별 거점생산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아시아는 인도네시아 찌비뚱, 유럽은 폴란드 므와바, 북미는 멕시코 레이노사·멕시칼리에서 TV를 전담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G전자는 지난해 경기도 평택 공장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 북부 하이퐁 공장으로 이전하는 등 구광모 LG그룹 회장 체제 들어 경영 효율화에 한층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이제는 고객 및 본질적인 경쟁력이라는 요소를 경영 기조에 추가하겠습니다.”

권봉석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열린 CES 행사장에서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본질적인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 구미 TV사업장 일부를 인도네시아로 이전하는 것 또한 이 같은 본질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행보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9월 사장단 워크숍에서 “위기극복을 위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고 사업방식과 체질을 철저하게 변화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LG전자의 변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재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대부분의 기업이 안정적 공급사슬망관리(SCM)를 위해 ‘리쇼어링’ 정책을 검토하는 와중에 되레 해외 공장을 확충하려는 LG전자의 방침이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인건비 등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확보 차원에서 인도네시아 공장 증설을 계획한 만큼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애초 계획을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LG전자는 인도네시아 공장 증설을 기반으로 아시아 및 국내 TV 생산라인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글로벌 TV 생산의 ‘핵심기지’ 역할을 하는 구미사업장을 필두로 권역별 거점생산 체제를 강화해 경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구미사업장은 신제품 양산성 검증 및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컨트롤타워 역할에 집중하며 롤러블이나 월페이퍼 같은 첨단기술이 필요한 최상위 프리미엄 TV 생산을 전담한다. LG전자 TV사업부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한층 확대되는 한편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역량 강화가 기대된다. 아시아 지역은 올 1·4분기 LG전자 HE사업본부 매출의 13.5%가량을 차지하는 주요 시장이며 베트남·필리핀 등 경제성장률이 가파른 신흥국이 자리해 향후 높은 성장세가 기대되는 시장이기도 하다.

이번 생산라인 재편으로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도 어느 정도 따돌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저렴한 인건비와 자국 정부의 보조금을 등에 업은 하이센스·TCL·샤오미 등을 주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LG전자가 올 1·4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2.2%포인트 상승한 18.7%의 TV시장 점유율(금액기준)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 업체의 생산차질에 따른 반사이익의 측면이 컸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 또한 정상가동이 지연되고 있어 원가경쟁력 확보를 통한 추가 투자재원 마련이 필수다.퀀텀닷(QD) 디스플레이와 마이크로 LED 등의 제품군을 내년께 내놓을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라도 공장 이전이 필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공장 이전과 관련해 중국 업체의 저가물량 공세 속에서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이 갖는 한계를 명확히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연구개발(R&D)이나 일부 서비스업이 아닌 인건비 및 원재료 부담이 큰 제조업의 경우 해외 이전을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가 사업에 유리하다는 것이 산업계의 판단이다. 삼성전자 또한 경기도 수원 TV 생산라인을 2018년 베트남으로 완전히 이전했으며 LG전자 MC사업본부는 평택 스마트폰 라인을 지난해 베트남으로 옮겼다. 올 초에는 OCI와 한화솔루션이 자국 정부의 보조금 및 낮은 전기료 등을 기반으로 물량을 쏟아내는 중국 업체의 공세를 버티지 못하고 국내 폴리실리콘 사업 철수를 선언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LG화학이 구미에 5,000억원가량을 들여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지난해 발표한 만큼 같은 그룹사인 LG전자 입장에서는 해외 공장 확장 발표에 따른 부담이 덜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리쇼어링 정책을 펼치려면 수도권 규제 완화와 세제혜택 등 그럴듯한 당근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LG전자는 이번 공장 이전과 관련해 인위적 구조조정 없이 사무직 및 기능직을 포함한 구미사업장 인력을 전원 재배치할 계획이다. TV 관련 직원 500여명 중 대부분을 같은 사업장 내 TV 생산라인과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에 배치하며 일부 직원은 TV 관련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경기도 평택의 LG디지털파크로 근무지를 재배치한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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