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068270)이 다국적제약사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제품군 권리 자산을 3,324억원에 인수한다. 항암제 중심의 바이오시밀러에서 당뇨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 제약으로 상품군을 확대해 성장세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은 다케다의 아태지역 ‘프라이머리 케어’ 사업을 인수한다고 11일 밝혔다. 인수금액은 3,324억원으로 인수 주체는 셀트리온의 싱가포르 자회사다. 셀트리온의 한 관계자는 “기업결합신고 등 각 지역 관계당국의 승인 과정을 거쳐 올해 4·4분기 안에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셀트리온은 한국과 태국, 대만, 홍콩, 마카오,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등 9개 시장에서 판매 중인 다케다의 전문·일반의약품 브랜드 18개 제품의 특허와 상표, 판권을 모두 확보한다. 주요 전문의약품 제품으로는 당뇨병 신약 ‘네시나’와 ‘액토스’, 고혈압치료제 ‘이달비’, 일반의약품 중에서는 감기약 화이투벤과 구내염치료제 알보칠이 포함됐다. 특히 네시나와 이달비는 각각 2026년, 2027년까지 물질 특허로 보호받아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이들 18개 제품의 2018 사업연도 매출은 약 1억4,000만 달러(한화 약 1,700억원)이다.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이들 의약품 판매를 맡을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위해 당분간 다케다 제조사를 이용할 계획이며 앞으로 기술이전을 거쳐 셀트리온제약의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생산시설에서 이번에 인수한 주요 제품을 만들어 국내외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번 인수는 셀트리온의 첫번째 대형 인수·합병(M&A)이다. 셀트리온은 그간 주요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의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보유했지만 이번 인수로 당뇨와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치료제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만성질환은 대부분 다국제약사들이 과점구도를 형성했지만 국산화의 계기도 마련했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연구개발(R&D) 역량을 토대로 개량신약과 인슐린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미국과 글로벌 조달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는 “국내 당뇨 및 고혈압 환자는 1,700만명에 달하고, 만성질환을 3개 이상 보유한 환자도 전체 고령인구의 60%를 넘어서는 등 만성질환 치료제 시장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다케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제품군 인수를 통해 글로벌 종합 제약바이오 회사로 올라서는 성장 교두보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liberal@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