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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 2020] "코로나, 아직 최악 오지않아…팬데믹 예측에 인류 미래 달려"

■ 기조강연 바이러스 전문가 네이선 울프 인터뷰

백신개발 넘어 '확산 전 바이러스 발견'이 가장 중요

글로벌 협력은 필수…정부·민간·개인 모두 대비해야

전세계가 전염병 주목한건 다행…향후 3~5년이 관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바이러스는 아니지만, 지금의 상황이 평균 50년 혹은 그 이상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그런 종류의 사건인 것은 분명합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코로나19를 통해 전 세계가 전염병의 위험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미래에 또다시 발생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대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주어진 겁니다. 앞으로 3~5년 동안 세계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인류의 미래는 바뀌게 될 것입니다.”

전염병 전문가 네이선 울프는 올해 서울포럼에서 가장 주목받는 연사다. 평생을 바이러스 연구와 전염병 예방에 헌신한 그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이 상황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앞으로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혜안이 담긴 강연을 준비하고 있다.

강연에 앞서 진행한 e메일 인터뷰에서 엿본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그의 평가는 냉혹했다. 울프는 “나는 팬데믹에 대한 회복력을 크게 세 가지 일반적 영역으로 나눠 생각한다. 즉 정부의 대비, 민간 부문의 대비, 개인적 대비다. 코로나19는 세 범주 모두에서 세계가 대비를 갖추지 못했음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이어 “국제적 협력에서 일부 성공한 사례가 있었지만 한참 미흡하다”며 “팬데믹은 반드시 국가 간 전파가 일어나므로 진정한 국제협력을 수반하지 않는 시스템은 반쪽짜리”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코로나19가 막 시작하는 단계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울프는 “많은 국가에서 팬데믹은 시작됐을 뿐이며, 특히 건강관리 시스템과 팬데믹 대비에 격차가 존재하는 지역에서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미국에서는 여름 내내 장기적인 완화와 사회적 거리두기(정부 의지와 개인 선택의 조합)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의 분석처럼 현재 코로나19는 전 세계에서 폭발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잠시 주춤하던 확산세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다시 확대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됐다. 11일(현지시간) 실시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현재까지 중남미 30여개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50만3,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인도에서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27만6,583명으로 하루 만에 1만명 가까이 늘었고 미국의 확진자는 200만명을 넘어섰다. 국제협력 없이 한 국가의 노력으로 전염병을 막을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사태의 엄중함에도 불구하고 울프는 현 상황을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그는 “코로나19가 더 많은 국가들이 전염병과 관련한 국제협력에 관심을 갖게 했다”며 “현재 글로벌보건안보구상(Global Health Security Agenda·GHSA)에는 67개국이 가입해 있다. 코로나19 이후 많은 국가들이 GHSA에 가입하고 전염병 예방을 위한 자금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국제적인 협력, 정부의 대응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그는 저서 ‘바이러스 폭풍의 시대’에서 백신을 확보하고 치료약을 개발하며 행동방식을 수정하는 정도로 팬데믹에 대응해서는 안 되며 그 이상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가 외치는 ‘그 이상의 대책’이란 확산하기 전에 바이러스를 미리 발견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 즉 팬데믹의 예측이다. 울프가 연구실을 떠나 세계 각국의 오지를 돌며 바이러스를 수집하고 다녔던 이유이자 2008년 그가 설립한 메타바이오타의 목표이기도 하다. 전 세계적인 전염병 모니터링 네트워크를 구축해 발 빠르게 정보를 공유하고 한발 앞서 대응하는 것이다.



울프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기초감염재생산지수(R0) 및 치명률(CFR)과 같은 중요한 개념을 팬데믹 이전보다 더 많이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는 개인의 위험판단능력을 향상시켰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보호장비(PPE)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도 알게 됐다”고 평했다. 이어 “예측하기 어렵고 대응하기는 더 어려웠던 허리케인을 예로 들어보면 허리케인에 대한 보도는 수십 년 동안 극적으로 개선됐고 국가와 개인의 대응도 더욱 체계화됐다”며 “나는 전염병에 관한 저널리즘이 개선돼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 개인과 정부·언론이 서로 신뢰관계를 맺고 전염병에 대응할 때 우리는 새로운 팬데믹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울프는 오는 30일 서울포럼 2020 강단에 선다. 그는 바이러스의 기원과 전염 요인부터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전망과 글로벌 협력방안, 그리고 팬데믹으로 인한 인류의 미래와 바이오 테크놀러지의 역할 등을 강연할 예정이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He is...

△1970년 미국 △1992년 스탠퍼드대 인간생물학 학사 △1998년 하버드대 면역학 및 감염증 박사 △2002~2006년 존스홉킨스대 조교수 △2006~2008년 UCLA 교수 △2008~2016년 메타바이오타 설립 및 CEO △2016년~ 메타바이오타 이사회 의장 △2011년 타임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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