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의 물을 내리는 것만으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질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중국 둥난대 에너지환경대학의 왕지샹(王霽翔) 교수 연구팀은 변기의 물을 내리는 행위를 컴퓨터 모델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에어로졸이 변기 위로 치솟아 사람이 흡입할 수 있을 만큼 공기 중에 머문다는 결과를 얻었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코로나19 환자의 대변에 함유된 바이러스가 변기의 물을 내리는 것만으로도 주변에 확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논문은 이날 미국 물리학협회(AIP) 학술지 ‘유체물리학’(Physics of Fluids)에 개재됐다.
변기 물을 내리면 수압으로 인해 작은 대변 조각이 공기중으로 치솟고 에어로졸화 돼 주변에 가라앉게 되는데, 이 현상을 ‘변기 에어로졸 기둥’(toilet plume)이라고 한다. 연구진은 이 현상으로 바이러스 입자가 3피트(약 91cm)까지 치솟고 1분 넘게 공기에 머무른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환자의 대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기존의 연구들도 이를 뒷받침한다.
전문가들은 다수의 코로나19 환자가 구토나 설사 증상이 있는 점을 고려해 대변과 위장관에 바이러스가 있다는 사실은 변기를 통한 전염 가능성을 높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왕 교수는 “물을 내리기 전 변기 뚜껑을 닫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변기의 물을 내리면서 퍼지는 바이러스의 양이 사람에게 코로나19 감염을 일으킬 정도로 많은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미국 애리조나대 미생물학자인 찰스 제르바 교수는 “위험이 아주 없진 않지만,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다”며 “가장 불확실한 것은 물을 내릴 때 변기 안에 있는 바이러스가 얼마나 전염성이 있는지, 그리고 전염을 일으키기 위해 필요한 바이러스의 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역시 “대변에서 발견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코로나19 감염을 일으킬지는 불확실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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