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축통화 만들기 첫발 뗀 中, 중동에도 위안화 거래 압박

■위안화로 첫 원유 거래

코로나 종식단계 들어선 中

하루에만 1,290만배럴 수입

FT "산유국 中의존 높아져"

'석유메이저' BP의 깜짝선택

위안화, 안정적 수요처 확보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원유 거래에서 처음으로 위안화를 사용했다는 것은 중국이 목표로 하는 위안화 기축통화 만들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하다. ‘페트로위안’은 위안화 표시의 원유 선물 거래를 뜻한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은 원유를 위안화로 거래하면 위안화는 안정적으로 일정한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면 원유시장에서 위안화의 결제 비중이 커지면서 기축통화로 가는 길에 힘을 실어줄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중국이 미국 달러를 밀어내고 자국 화폐 위안의 기축통화 지위를 굳건히 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유시장도 첫 위안화 거래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당장 7대 석유 메이저 중 하나인 BP가 위안화 거래를 했다는 점에서 중국의 오랜 야심이 실현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 1993년 원유 선물시장을 열었지만 규모·안정성 등에서 세계 시장에 밀리며 1년여 만에 거래를 중단했다. 그 후 2018년 상하이선물거래소(INE)를 본격 개장했지만 중국의 금융·외환시장 개입과 엄격한 국가주의 정책 등 리스크가 존재하자 세계 기업들은 원유 위안화 거래를 꺼려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중국의 전세 역전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코로나19로 인한 자택대기령과 각국의 입국제한 조치로 줄어든 원유 수입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먼저 경제재개에 나선 중국이 원유 수입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미국은 세계 원유 수입 2위 국가지만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7만명대를 기록하며 경제재개 방침을 다시 손보고 있어 원유 수요 회복은 요원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원유 수입국 3위인 인도의 지난달 원유 수입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약 55.3% 떨어졌다. 반면 코로나19 종식 단계를 밟고 있는 중국의 지난달 원유 수입량은 하루 평균 1,290만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자본을 내세운 중국 투자자들이 최근 원유 사재기에 나선 것도 원유 위안화 거래에 한몫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위안화 표시 일평균 원유 거래량은 지난해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에 지난달 중국 INE 원유 선물 가격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보다 배럴당 3~4달러가량 높아졌다.

사실 원유의 위안화 거래에 대한 중국의 발걸음은 이전부터 속도를 내왔다.

최근 들어 중국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에도 위안화 거래를 압박하고 있다는 보도가 자주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다른 나라들보다 먼저 회복한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로 가격이 떨어진 상황을 이용해 원유를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중동 산유국들이 원유 수요를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보니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중(對中) 압박이 거세지자 중국이 원유의 위안화 거래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내부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다시 고조되고 있는 미국과의 갈등 상황에서 세계 금융시장에서의 달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위안화 국제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무역·금융 등에서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박탈하고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에 연루된 중국 관리와 거래한 은행을 제재하는 이른바 ‘홍콩자치법’에 서명하면서 위안화의 기축통화 추진에 불을 지폈다는 해석도 나온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압박으로 외국 기업의 ‘헥시트(홍콩 탈출)’가 현실화할 경우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결제가 줄어들 수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 원유 위안화 결제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