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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한방을 같이 쓴다고요?”…젊은 인재들 등돌리게 하는 지방산단

주거여건 열악해 젊은 인재 구인난 심화

입주기업 복지수준 파격적으로 높여야

지방 한 산업단지 내 폐업공장 /서울경제DB




경기 한 제조중소기업에 취직한 A씨(29)는 최근 이 직장을 다닌 지 1년도 안 돼 그만뒀다. 그는 수도권 기업에 다님에도 불구하고 “기업 주변에는 논과 밭뿐이어서 너무 심심하다”는 말을 지인들에게 입버릇처럼 했다. 하지만 연봉은 2,000만원 후반대로 주위에서 ‘첫 직장치곤 괜찮은 직장 아니냐’는 격려를 들었던 그가 갑자기 직장을 그만둔 이유는 기숙사 문제였다. 직장 상사와 기숙사 방을 같이 쓰게 됐기 때문에 퇴사를 결심했다. A씨는 “1인 1실에서 상사와 방을 같이 쓰게 됐다는 말에 주위 동료가 한 명, 두 명 직장을 그만뒀다”며 “연봉이 전 직장보다 낮더라도 서울에서 직장을 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산업단지의 고질적인 문제는 청년이 가서 일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젊은 층일수록 근무여건을 중시하는 경향을 감안하면, 수도권에 비해 인프라가 더 부족한 지방 산단의 청년 부족현상은 갈수록 심화될 수밖에 없다.

20일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지난 2018년 말 산단 창업자 3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산단의 창업 단점 1위는 인력수급의 어려움(26%)이다. 지방 산단일수록 이 비율은 급격하게 오른다. 당시 조사에서 충청 산단 창업자 답변율은 55.3%를 기록했다.



이런 구인난은 개별기업이 임금을 높이는 식으로 해결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시 산단공 조사에서 창업자금 조달방법에 대해 자기자금이라고 답한 비율은 52.1%에 달했다. 게다가 창업자의 고용인원별로 보면 1~10명이 69%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상당수 산단 입주기업이 복지 수준을 높일 만큼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영세기업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기업 경영이 더욱 악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 복지를 높이기는 한계다.

여기에 최근 젊은 층이 정주여건이 낙후해 산단에서 일하지 않는 경향도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여가를 중시하는 젊은 층 입장에서는 도심과 떨어진 지방 산단의 근무여건을 견딜 수 없다는 하소연이 늘고 있다. 지방 산단 현장에서는 놀거리가 부족할뿐만 아니라 출퇴근도 문제점 중 하나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기숙사가 답답해 도심에 집을 얻은 청년은 직접 차를 몰아야 하는데, 월세, 생활비를 내면서 차를 유지하기 버겁다고 한다”며 “기업 오너는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식의 발상을 전환하지 않고 청년이 오지 않는다고 걱정하는 상황이어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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