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앞 무릎꿇은 아베 조형물'에 반발한 日 "한일관계 결정적 영향"

스가 "그런 행동 국제 의례상 허용 안돼"

韓 "국제예항 필요"..설치 자제 우회 표현

日 언론 "한일 관계 외교쟁점 전망" 관심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다음달 10일 공개되는‘영원한 속죄(A heartfelt apology·永遠の贖罪)’ 조형물 설치에 대해 “일한 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사진제공=한국자생식물원

일본 정부가 평창에 설치된 ‘소녀상 앞에 무릎 꿇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조형물에 대해 28일 강하게 반발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해당 조형물과 관련해 “사실이라면 일한 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스가 장관은 해당 조형물에 대해 “그런 행동은 국제 의례상 허용되지 않는다”며 “한국 측에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을 확인한 일한 합의의 착실한 실시이행을 계속 강하게 요구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 조야에서 관련 논란이 거세지면서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따른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로 꼬일 대로 꼬인 한일 관계가 더욱 악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국제예양’을 거론하며 사실상 해당 조형물 설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국제예양은 국제법은 아니지만 국가 간 우호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관례로 하는 예의·호의로 상대국 원수에 대한 경칭 사용과 예우 등을 포함한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정부의 반발에 대해 “일본 쪽에서도 그렇게 얘기를 한 것 같고, 국제사회에서 국제예양이라는 것이 있다”면서 “어느 나라든 외국 지도급 인사에 대해 그런 국제예양을 고려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한국자생식물원은 다음달 10일 강원도 평창 오대산 기슭에서 ‘영원한 속죄’라는 제목으로 해당 조형물을 공개한다고 지난 26일 발표했다. 이 조형물은 아베 총리가 위안부 소녀상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해당 작품이 발표되자마자 큰 관심을 나타내며 한일 간의 새로운 외교 쟁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박우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