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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경제학상, 밀그롬·윌슨은 누구…재화의 최적배분 경매이론 개발

재화의 최적배분 경매이론, 주파수·배출권 거래에도 적용

경매 상황·목적에 맞는 시장 설계 이론적 토대 제공

유인동기·정보 비대칭성 조율해 사회 전체 효용 높여

'승자의 저주' 막는 해법 찾고 구글 IPO방식 조언하기도

예란 한손(가운데) 스웨덴 왕립과학원 원장이 12일(현지시간) 스톡홀름에서 2020년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스크린에 수상자인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폴 밀그럼과 로버트 윌슨 교수의 사진이 나란히 비춰지고 있다./EPA연합뉴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미국 스탠퍼드대의 폴 밀그럼과 로버트 윌슨 교수는 ‘경매이론’의 대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경제학계에서는 두 사람이 경매 참여자들의 유인 동기 등을 감안해 기존 경매방식을 대폭 개선해 각종 경매 문제에 대해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경제학이 ‘한정된 재화의 효율적 배분을 통해 경제적 효용을 높이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두 석학의 경매이론은 현재 글로벌 경제가 직면한 ‘자원배분 및 환경오염’ 문제 등에 적절한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12일 경제학계에 따르면 밀그럼·윌슨 교수의 경매이론은 각종 유인 동기와 정보 비대칭성을 적절히 조율해 사회 전체의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해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들은 애덤 스미스를 비롯한 고전 경제학자들이 강조하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가격결정론에 의문을 품고 폰 노이만이 창안하고 존 내시가 발전시킨 ‘게임이론’에 기반해 한층 진화된 경매이론을 만들어냈다. 이들이 집중 연구한 경매이론은 경매시장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경매시장의 특성은 무엇인지를 다루고 있다. 이들은 특히 경매 상황 및 목적에 따라 경매를 어떻게 설계할지를 집중 연구했으며 이를 통해 획기적인 새로운 형태의 경매방식을 창안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도 이들의 새로운 경제이론을 높이 평가하며 노벨 경제학상 선정 배경으로 꼽았다.

경매이론은 이미 24년 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분야이다. 윌리엄 비크리 컬럼비아대 교수와 제임스 멀리스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비대칭 정보 아래 인센티브의 경제이론에 대한 공헌’으로 지난 1996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밀그럼과 윌슨의 경매이론이 한층 개량된 결과물로 인정하고 있다.

윌슨 교수는 관련 이론 설계 시 응찰자들이 물건이나 관련 재화를 낙찰받더라도 결국 과도한 응찰비용 때문에 ‘승자의 저주’를 우려한다는 점을 고려해 탁월한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당 이론은 경매 관련 경우의 수를 제한해 서로가 입찰가격에 대한 어느 정도 추정이 가능하도록 경매방식을 설계할 경우 입찰가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경매 참가자들의 경제적 효용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냈다. 밀그럼 교수는 경매 참여자들이 본인들의 개인적 성향이 입찰 때 반영된다는 점을 설명해냈다. 밀그럼 교수는 구글의 기업공개(IPO) 시 주식공모 방식을 조언하기도 했다.

특히 수학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경매방식을 도출해냈다. 이를 통해 관련 이론을 라디오 주파수 경매 등에 활용 중이며, 특히 공항에서 특정시간 동안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권리를 가장 최적으로 분배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실제 밀그럼과 윌슨 교수는 AT&T 자회사인 퍼시픽벨을 위해 주파수 경매 모델을 설계한 바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관련 이론을 채택해 87개 이상의 주파수 경매를 실시했으며 60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탄소배출권거래제도’ 역시 이들의 경매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경제학계에서는 5G 주파수 경매 등 향후 이들 수상자가 고안해낸 모델이 보다 많은 곳에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뿐 아니라 각 국가 간 자원배분 문제 등에서도 이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지홍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매의 방식과 목적은 매우 다양하며 꼭 판매액을 극대화하는 것만이 최선이 아닌 경매도 있을 수 있다”며 “이들 수상자는 경매의 상황과 목적에 따라 가장 적합한 시장 설계를 할 수 있도록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윌슨 교수는 1937년 미국 네브래스카주에서 태어나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64년부터 스탠퍼드대에서 재직하고 있다. 1948년생인 밀그럼 교수는 미국 디트로이트 출신으로 1979년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87년부터 모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스탠퍼드대는 이번 밀그럼 교수와 윌슨 교수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으로 교수생활 또는 출신대학 기준으로 16명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게 됐다. 지금까지 시카고대(30명)가 가장 많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이어 매사추세츠공대(MIT·21명), 하버드대(19명), 버클리대(17명) 순이다. 신고전파 경제학의 효시로 글로벌 경제학계에 한 획을 그었던 시카고대를 제외하면 미국 동부(MIT·하버드대)와 미국 서부(스탠퍼드대·버클리대)의 주요 대학이 글로벌 경제학계를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세종=양철민·박효정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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