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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선 이춘재 "연쇄살인 내가 했다"…재수사엔 "올 것이 왔구나"

증언대 서 34년 만에 모습 드러내

"재수사 때 살인 14건 모두 자백…

가족 등 모든 것 스치듯 지나갔다"

전날(2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법에서 열리는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채택된 이춘재가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호송차가 도착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이춘재(56)가 1980년대 경기 화성과 청주 지역에서 벌어진 14건의 연쇄살인사건에 대해 자신이 진범이라고 법정 증언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춘재는 수원지법 형사12부(박정제 부장판사) 심리로 전날(2일) 열린 ‘이춘재 8차 사건’ 재심 9차 공판에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증인으로 나와 ‘진범 논란’을 빚고 있는 이 사건을 비롯한 모든 관련 사건을 자신이 저질렀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첫 사건 발생 34년 만에 일반에 모습을 드러낸 이춘재는 지난해 경찰의 재수사가 시작된 후 “올 것이 왔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재수사 과정에서 아들과 어머니 등 가족이 생각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것이 다 스치듯이 지나갔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이 교도소로 찾아와 DNA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추궁하자 1980년대 화성과 청주에서 저지른 14건의 살인 범행에 대해 모두 털어놨다고 밝혔다. 사건을 자백한 이후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고도 했다.

앞서 이춘재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진실만을 말하겠다”고 선서를 한 뒤 자리에 앉아 먼저 변호인 측 질문에 답하기 시작했다. 이춘재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되는 동안 법정 피고인석에 앉은 재심 청구인 윤성여(53)씨는 아무 말 없이 이춘재를 바라봤다.



전날(2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법에서 열리는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9차 공판에 재심 청구인 윤성여씨가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재판부는 이춘재가 증인의 지위에 불과하다며 촬영을 불허해 언론의 사진·영상 촬영은 이뤄지지 못했다. 다만 이춘재의 증언에 국민의 관심이 큰 점을 고려해 88석 규모(사회적 거리두기로 44석 운용)의 본법정과 함께 별도의 중계법정 1곳을 마련해 최대한 많은 방청객이 재판을 방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모(당시 13) 양이 성폭행 피해를 당한 뒤 살해당한 사건이다. 이듬해 범인으로 지목돼 붙잡힌 윤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소하면서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2심과 3심 재판부는 각각 항소와 상고를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씨는 이춘재의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올해 1월 이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과 변호인 양측은 모두 이춘재를 증인으로 신청했으며,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춘재가 법정에 나와 일반에 공개된 것은 그가 자백한 연쇄살인 1차 사건이 발생한 1986년 9월로부터 34년 만이며, 8차 사건이 발생한 1988년 9월로부터 32년 만이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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