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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프리오 스니커즈'는 왜…폐업 직전 부산 신발공장을 택했나

'올버즈' 협력사 노바인터내쇼널

이탈리아 수제 신발공장 제치고

양모 신발 제조기술 인정 받아

매출 5배로 뛰고 최대실적 눈앞

신발 소재기업과 R&D 협력도

노바인터내쇼널이 제작한 양모 신발. /사진제공=올버즈




신발 공단으로 유명한 부산에 1년 내내 불이 꺼지지 않는 신발 공장이 있다. 양모 신발 제조 기술을 보유한 ‘노바인터내쇼널’이 그 주인공이다.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과 동남아로 공장이 대거 이전하면서 침체 분위기가 완연한 공단 내 다른 기업과 달리 노바인터내쇼널이 잘 나가는 이유는 바로 친환경 신발 덕분.

노바인터내쇼널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진입을 앞둔 1990년대 중반 창업한 이후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노리고 있다.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신발 기업인 올버즈(Allbirds)의 ‘울(양모) 신발’ 협력사가 된 것이 드라마틱한 전환점이 됐다.

올버즈는 지난 2015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설립한 친환경 신발 기업. 유칼립투스 나무, 사탕수수, 양모, 재활용플라스틱병 등 친환경 소재를 이용해 신발과 신발 끈을 만든다. 친환경 트렌드를 타고 창업 이듬해 730만 달러였던 올버즈의 기업가치는 최근 14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매출도 2017년 8,000만 달러에서 다음 해 1억 5,000만 달러를 올리며 성장 중이다.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로부터 투자를 받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올버즈를 즐겨 신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날개를 달았다.

노바인터내쇼널은 올버즈의 양모 신발 생산을 맡고 있다. 양모 소재로 신발을 만드는 데 전 세계적으로 따라갈 기업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바인터내쇼널이 2015년 폐업 직전까지 갔음을 떠올리면 그야말로 괄목상대가 아닐 수 없다. 양모 등 특수 소재에 특화된 기술을 20년간 보유한 실력을 발휘할 계기를 못 만들다 올버즈를 만난 게 ‘신의 한 수’가 된 셈이다.



당초 올버즈가 양모 신발을 만들기 위해서 찾아간 곳은 한국의 부산이 아닌 이탈리아 수제신발 공장이었다. 올버즈는 1년가량 이탈리아에서 양모 신발을 제조하는 공장들을 찾아다녔는데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다 노바인터내쇼널을 만났다. 이탈리아 수제신발 공장에서도 1년간 만들지 못했던 양모 신발을 노바인터내쇼널은 한 달 만에 견본품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지지력이 없는 양모 소재 특성상 신발을 만들면 형태가 금방 망가진다”며 “노바인터내쇼널은 형태 안정성뿐 아니라 내구성, 보온성 등을 갖춘 신발을 올버즈 요구대로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바인터내쇼널 입장에서는 그간 아무도 찾지 않는 양모 신발 제조 기술이 기사회생의 동아줄이 됐다. 2015년 이전까지 100억원이 채 안되던 매출은 올버즈를 만난 후 지난해 535억원까지 뛰었다. 영업이익도 59억원을 올렸다. 올해는 이보다 더 나은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최근 노바인터내쇼널은 부산의 또 다른 혁신 신발 소재 기업 유영산업과 친환경 소재 연구·개발(R&D)에 돌입했다. 유영산업은 20년 이상 업력을 가진 세계적인 신발 소재 강소기업. 실제 유영산업 창업자인 정호태 전 대표도 올해 초 노바인터내쇼널의 사내이사로 들어와 신소재 개발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호태 전 대표는 경영권을 사모펀드에 매각하고 현재는 유영산업 이사회 일원으로 경영을 돕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제조업 중심이었던 부산 신발 산업이 그간 축적한 기술 노하우를 하나둘 인정받고 있다”며 “신발 산업 역시 친환경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공단 내 기업 중에도 기회를 잡는 곳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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