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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낳다가 사망한 아내…간호사가 마취했다더라" 남편의 눈물

"아내 마취에서 못 깨어나…적절한 대응 없이 의료진이 방치"

유족, 의료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경찰, 수사 착수

셋째를 출산하다 숨진 산모의 남편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과 함께 가족사진을 공개했다./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서울의 한 산부인과에서 산모가 제왕절개 수술로 아이를 출산한 뒤 의식을 찾지 못하고 사망했다. 산모의 남편은 '의료상 과실'을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한 가운데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남편 A씨는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도와주세요. 아내가 셋째를 낳다가 하늘나라로 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2015년 결혼한 뒤 두 딸을 낳고 살다 지난해 7월 셋째 아이가 찾아왔다”며 “셋째 아이 출산은 첫째 아이 임신 때부터 다녔던 산부인과에서 하기로 했다. 지난 4월 26일 오전 7시를 출산 예정일로 정하고 두 딸과 함께 전날 저녁 산부인과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수술 당일 6시 50분쯤 막내 아들이 태어났다”며 “저는 7시 5분쯤 두 딸의 유치원 등원을 위해 입원실로 올라갔다가 아이들이 엄마 얼굴을 보겠다고 해서 대기하던 중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런데 A씨는 이날 오전 8시 10분쯤 갑자기 찾아온 담당 의사로부터 “산모 B씨가 마취에서 못 깨어나고 있다. 큰 병원으로 이송해야 할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A씨는 자신이 수술실로 향했을 때 B씨가 이미 119구급대에 의해 이송되고 있었다고 했다.

B씨는 인근 대학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심정지가 왔다. 심폐소생술 끝에 호흡이 돌아오자 의료진은 응급 CT를 촬영한 뒤 B씨를 중환자실로 옮겼다. 이후 A씨는 의사로부터 “뇌부종과 복부 출혈이 심하다.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A씨는 “수술 당일, 아내는 수술 전 검사를 진행하던 중 카톡으로 저에게 무섭다고 계속 연락을 해왔다. 전 그런 아내에게 ‘벌써 세 번째인데 왜 이렇게 걱정하냐’고 했다”며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따뜻하게 말해 주지도 못했다. ‘무섭지? 괜찮을 거야, 걱정하지 말자’라는 한마디 못 한 게 너무나도 후회스럽고 미안하다”고 후회했다.



A씨는 “불과 몇 시간 만에 믿기 어려운 일이 닥쳤다”며 “누워 있는 아내 옆에 두 딸을 서게 한 뒤 ‘엄마에게 인사해. 하늘나라 가신대’라고 얘기했다. 영문도 모르는 아이들은 눈물만 뚝뚝 흘렸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아내는 안 좋은 상태로 이틀 더 버티다가 숨졌다”며 “힘들게 키운 아이들에게 한마디도 못하고, 열 달 동안 뱃속에서 키운 셋째 얼굴도 못 보고 하늘나라로 먼저 갔다”고 했다.

A씨는 “아내는 좋은 엄마이자 사랑하는 아내, 동갑내기 동창이자 마음 편히 기댈 수 있는 여자였다”며 “매일 밤 엄마가 보고 싶다고 우는 아이들 앞에서 저는 ‘엄마 이제 못 봐’ ‘하늘나라로 먼저 갔어’라는 말만 반복하면서 눈물을 꾹 참는다”고 했다.

그는 “아내를 담당했던 산부인과 의사는 ‘마취에서 왜 못 깨어난 건지 모르겠다’, ‘이런 경우 처음 본다’는 말만 되풀이한다”며 “수사 과정에서 파악되기로는 전문의가 아닌 간호사가 마취를 진행했다고 한다. 산모가 마취에서 깨지 못하고 있는데 적절한 대응을 못 하고 죽음에 이를 때까지 방치한 의사까지 모두 말이 안 된다”고 분노했다.

유족 측은 지난 5월 B씨를 담당한 의료진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서울 동작경찰서에 고소했다. 경찰은 사망 피해자가 발생한 의료사고는 시·도경찰청이 직접 수사한다는 방침에 따라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로 이관했다.

B씨는 지난 4월 26일 서울 관악구 한 산부인과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받은 뒤 사망했다. B씨는 예정된 시간에 깨어나지 못했고,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틀 뒤인 28일 끝내 숨졌다. 부검 결과 5ℓ 가량의 출혈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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