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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공습 거센데…100억짜리 백신예약사이트는 매일 '마비'

■ 허술한 서버관리에 예약자 분통

50대 예약 도우려 젊은층도 접속

예측못한 정부 부랴부랴 서버 증설

예약돼도 코딩 오류…'뒷문' 접속도

20일 먹통 없었지만 4시간 돼야 가능

코로나19가 전국에 급속도로 확산하는 가운데 20일 강릉시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한 아이가 부모와 함께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정부가 약 100억 원을 들여 만든 코로나19 백신 사전예약 시스템이 사실상 예약을 진행할 때마다 마비되면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백신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당국이 이를 제때 예측하지 못해 시스템이 먹통이 되고 서버를 부랴부랴 증설하는 등 졸속 대응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거세져 서둘러 면역을 형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처럼 접종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0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8시부터 시작된 53~54세 대상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에는 600만 명 정도의 예약 대기자가 발생했다. 이는 12일 100만~120만 명, 14일 300만~320만 명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을 뿐 아니라 53∼54세 접종 대상자 총 150만 5,074명의 4배에 달하는 수치다. 20일 오후 8시에 진행한 50~52세 사전예약에서는 19일과 같은 ‘마비’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길게는 4시간까지 기다려야 예약이 가능해 예약에 실패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예약 대기자가 폭증한 것은 백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부모 세대의 접종을 위해 젊은 층이 함께 예약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국은 이를 미리 예측하지 못했다. 19일에 접속자가 몰리자 예약 사이트를 오후 10시까지 차단하고 부랴부랴 서버를 4대에서 10대로 증설하며 예약 가능 시간 중 2시간을 허비했다. 예약이 재개된 10시 이후에는 각종 코딩 오류가 발생하는 등 혼선이 이어졌다.



혼란이 커지면서 일부 예약자들은 ‘비행기 모드’ 등 비공식 경로를 찾아내 우회 접속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른바 ‘뒷문’ 접속이다. 실제로 19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행기 모드로 백신을 예약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최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비정상적인 경로로 접속을 시도하는 것은 사전에 차단된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도 여전히 우회 접속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허술한 서버 관리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당국은 ‘개통 직후 시간대를 피해 예약을 진행해달라’며 불안정한 시스템을 이용자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해 이용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브리핑에서 “개통 직후 시간대에 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접속해 누리집의 접속 지연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사전예약 대상자께서는 개통 직후 시간대를 피해 예약하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편성된 질병청의 접종 예약 서버 1년 예산은 약 98억 원이다. 이용자들은 “정부의 준비가 허술해 사실상 100억 원에 가까운 국고가 낭비되는 것 아니냐”며 “이럴 바에는 왜 선착순으로 모두에게 접속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냐”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처럼 백신 접종 일정이 연일 차질을 빚는 가운데 전파력이 센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빨라지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1주일(7월 11~17일)간 국내에서 주요 4종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는 1,252명이며 이 중 76%인 951명이 델타형 변이 감염자다. 방대본은 “아직 (델타 변이가) 과반을 차지하는 우점화가 되지는 않았지만 증가 속도가 빨라 수주 내 우점화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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