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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러시아의 구글'…KT·네이버·LG전자 ‘불똥’

◆러 IT인력 이탈…국내 IT기업 촉각

우크라전 장기화로 수만명 고국 떠나

얀덱스 CEO마저 사임, 협력 차질

AI·자율주행사업 추진하던 KT 고심

클라우드 공조하던 네이버도 당황

종전후에도 회복 쉽잖아 우려 커져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며 국내 제조업은 물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도 난감한 처지다. 특히 ‘러시아의 구글’로 불리는 IT 기업 ‘얀덱스’와 소프트웨어(SW) 협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우수 인력이 러시아를 탈출하고 있는 가운데, 얀덱스 최고경영자(CEO)마저 사임하며 전쟁이 끝나더라도 공조가 회복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따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최대 IT 기업 얀덱스 CEO인 엘레나 부니나(Elena Bunina)가 임기 종료 2주를 앞두고 조기 사임했다. 얀덱스는 “개인적인 사유”라고 사임 배경을 설명했지만, 부니나 CEO는 사내 공개 메시지를 통해 “이웃과 전쟁을 벌이는 나라에서 살 수 없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에는 티그란 쿠다베르디안(Tigran Khudaverdyan) 얀덱스NV 부회장 겸 CEO가 직을 내려놓았다. 얀덱스NV는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얀덱스 그룹 지주사다.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얀덱스 주식 거래가 정지되자 최고경영자가 사임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주당 80달러 대를 기록하던 얀덱스 주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주당 18달러 대로 폭락한 뒤 거래 정지됐다.

얀덱스는 러시아는 물론 동구권 최대 IT 기업이다. 현지 1위 포털 얀덱스를 중심으로 각종 플랫폼·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는 한국, 중국과 함께 구글이 아닌 자체 검색 포털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얀덱스와 협업에 나섰던 국내 ICT 기업들은 당황스러운 표정이다. 특히 올해들어 인공지능(AI)·로봇·자율주행 등 미래 신성장 사업 분야에서 얀덱스와 적극적인 협력에 나섰던 KT(030200)의 고심이 크다. KT는 올 초 얀덱스 자율주행 계열사인 얀덱스SDG와 사업협력을 시작했다. KT의 AI 기술력과 얀덱스 자율주행 로봇을 결합해 연내 자율주행로봇을 출시하겠다는 목표였다. 로봇 외에도 ICT 사업협력 TF를 운영한다는 계획도 내놨었다.





KT는 얀덱스 외에도 다수의 러시아 기업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었다. 연초 러시아 최대 통신사업자 MTS와 손잡고 현지 데이터센터(IDC) 공동 구축과 AI·콘텐츠 협력에 나섰고, 러시아 최대 민간 의료법인 메드시그룹과는 러시아 내 AI 건강검진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네이버는 얀덱스와 2019년부터 클라우드 사업 협력에 나서고 있다. 각각 한국과 러시아의 ‘구글 대항마’로써 클라우드 기술을 공동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기술 협력은 물론, 네이버가 본격 추진하고 있는 해외 클라우드 시장 진출에 도움을 얻겠다는 의도였다. 러시아 현지 법인이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LG전자(066570)도 제조업뿐 아니라 ICT 분야에서도 타격을 입고 있다. LG전자는 AI 스피커 ‘엑스봄 AI 씽큐’ 동구권 버전에 얀덱스 AI 비서 '알리사(Alisa)'를 적용한 바 있다.'

전쟁이 끝나더라도 러시아 ICT 산업이 예전과 같은 역량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얀덱스 직원 수십명을 포함해, 러시아 전역에서 지난달 말 기준 5만~7만 명의 IT 산업 종사자들이 고국을 떠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러시아에서는 소련 해체 이후 제2의 엑소더스가 일어나고 있다”며 “몸값이 치솟고 있는 ICT 인력 이탈이 특히 심해 전쟁이 끝나더라도 무너진 기업 ‘내실’을 복구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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