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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인텔 이어 '공조 2탄'…반도체 장비 빅4, 모두 韓에 거점

[공고해지는 韓美 반도체 공급망]

■ 美 AMAT, 경기 남부에 R&D센터 설립

K반도체 심장에 R&D센터…'맞춤형 장비' 시너지 기대

개발단계부터 실시간 소통…생산비용도 확 줄일수 있어

AMAT 지렛대로 글로벌 장비업체 등 투자확대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반도체 업계는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의 한국 연구개발(R&D)센터 건립을 한미 공급망 강화의 첫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 매출의 60% 안팎을 차지하는 4대 업체가 한국에 생산·연구 시설을 모두 두게 된 만큼 자유 진영 국가 간 시너지 효과도 한층 커질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AMAT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1위의 장비 업체라는 점에서 나머지 2~4위 기업의 한국 진출 때보다 무게감이 더 크다는 평가가 나왔다. 시장 조사 업체 VLSI리서치에 따르면 AMAT는 2020년 기준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점유율 17.7%로 선두 자리를 지켰다. 그 뒤를 네덜란드 ASML(16.7%), 미국 램리서치(12.9%), 일본 도쿄일렉트론(TEL·12.3%)이 이었다. AMAT는 지난해 회계연도(2020년 11월~2021년 10월)에 230억 6000만 달러(약 28조 7000억 원)의 매출과 68억 9000만 달러(약 8조 59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AMAT는 매년 천문학적 금액을 R&D에 투자하는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1년간 R&D 투자 규모만 25억 달러(약 3조 1000억 원)에 달한다. 특허 수도 1만 5700개가 넘는다.

AMAT 입장에서는 한국 R&D센터 설립으로 세계적 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에 맞춤형 장비 공급을 늘리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동시에 차세대 반도체 선도 기업들과 개발 단계부터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생산 비용도 줄일 수 있다. R&D센터 부지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경기 남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생산 시설이 밀집한 지역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반도체 품귀 현상이 확산한 점도 AMAT가 결심을 굳힌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장비사와 제조사가 서로 밀접하게 협력해야만 타개할 수 있는 위기인 까닭이다.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의 여파로 미국 등 서구권 장비 업체들이 중국계 제조사와 손잡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 제조 업체 외에는 별다른 대형 선택지가 없다는 얘기다.

한국 기업들 입장에서도 세계 1위 업체가 적기에 필요한 형태의 장비를 제공하는 협력 구조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한국은 이미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장비의 45% 이상을 미국에서 들여오고 있다. 반도체 장비 업체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국내 회사는 한 곳도 없다.





나아가 이번 투자가 한미 반도체 공급망 연대의 상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뒤 나온 양국의 첫 결과물이라는 점에서다. 반도체 수요 급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발 물류난 등으로 모든 업체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첨단 공정에 한발 앞서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로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총괄 사장은 올 4월 27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반도체 장비 리드타임(주문 후 입고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장비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장비 리드타임 사안이 새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제품의 초기 생산량 확대에 현실적인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같은 달 28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원자재 공급 불안정성을 일부 인정하면서 “생산에 차질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AMAT의 R&D센터 설립을 지렛대로 다른 장비 업체들이 대(對)한국 투자를 더 늘릴 가능성도 있다. 앞서 일본 TEL은 올해 2000억 원을 추가 투자해 기존 R&D 시설을 증축하기로 이미 결정했다. 내년 10월까지 지상 6층, 연면적 1만 평 규모의 첨단 R&D센터를 준공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와 집중적으로 협력할 R&D 공간도 별도로 늘리고 있다. TEL은 2012년 경기도 화성에 가장 먼저 R&D센터를 설립한 회사다.

식각 장비 분야 1위 업체인 미국 램리서치는 4월 26일 경기도 용인 지곡산업단지에서 R&D 시설인 코리아테크놀로지센터(KTC)를 개소했다. 램리서치는 이미 올 1분기 매출의 24%가량을 한국에서 거뒀다. 한국 매출 비중이 올해를 기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팀 아처 램리서치 최고경영자(CEO)는 KTC 개소식 당시 “회사에서 가장 발전된 기술이 KTC에 있기에 근거리 협업이 용이하다”고 밝혔다.
4대 기업 중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네덜란드의 ASML은 R&D센터가 아닌 다른 형태의 투자 방식을 택했다. ASML은 지난해 11월 우리 정부와 경기도 화성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투자 협약을 맺었다. 2024년까지 2400억 원을 들여 이곳에 EUV 트레이닝센터와 재(再)제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보유한 노광 장비, 부품을 근접 지원한다.

다만 AMAT의 계획에도 변수는 있다. 중앙정부 차원의 승인은 받았더라도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는 별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반도체 공급망 문제가 시급한 과제인 만큼 지방정부의 협조를 최대한 조속히 끌어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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