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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만개 부품 완벽 작동…누리호 42분 뒤 남극 세종기지와 GPS 교신

■누리호 967초간의 여정

1차때 실패한 3단엔진 정상 분리

목표고도 700km서 지상과 통신

1.5t급 위성 쏘며 '우주시대' 활짝

5년간 반복 발사로 기술 고도화

국내 기술로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성공적으로 발사된 가운데 한국항공우주(047810)연구원이 누리호에 장착된 카메라로 찍은 누리호 발사 영상을 공개했다. /자료=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두 차례 연기 끝에 마침내 우주 시대를 열었다. 발사 단계별 시간표가 당초 예측보다 앞당겨졌지만 위성의 궤도 안착이라는 임무 성공에는 문제가 없었다. 우리나라는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을 계기로 향후 이어질 발사체 고도화 작업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3단 로켓으로 구성된 누리호는 이날 오후 4시 전남 고흥의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123초 뒤 고도 62㎞에서 1단이 분리됐다. 227초 뒤 고도 202㎞에서 위성 등 발사체 탑재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페어링이, 269초 뒤 고도 273㎞에서는 2단이 떨어져 나갔다. 875초 후 고도 700㎞에 도달한 누리호는 3단 엔진이 꺼지며 성능검증위성을 성공적으로 분리시켰다. 이후 945초에는 위성모사체까지 무탈히 분리되면서 모든 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단계별 시퀀스는 앞서 항우연이 제시한 시간표보다 2~5초 빨리 진행됐지만 위성의 궤도 안착이라는 제1목표를 수행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는 평가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본부장은 “호기별 발사체 성능 차이, 탑재하는 연료 밀도 등에 따라 미세한 시간 차이는 있을 수 있다”며 “최종 목표는 위성을 목표 궤도에 투입하는 것이고 오늘 그 목표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은 지난 1차 발사 때도 마지막 단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무리 없이 진행된 바 있다.

목표 고도인 700㎞에 성공적으로 도달한 누리호는 성능검증위성을 적정 속도로 궤도에 밀어내는 후속 과정도 성공적으로 이행했다. 누리호는 목표 고도에 도달하는 순간을 기점으로 3단 엔진이 정지된다. 5초 뒤에는 발사체에서 위성이 잘 분리됐는지, 위성을 궤도로 밀어내는 속도는 목표한 대로 나왔는지 등을 3단에 탑재된 센서를 통해 알 수 있게 설계됐다. 위성은 초속 7.5㎞의 속도로 목표 궤도의 오차 범위 내에 안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누리호는 발사 후 42여 분이 흐른 뒤 남극 세종기지와 첫 지상국 교신에도 성공했다. 이 교신에서 위성은 위성항법장치(GPS) 데이터를 송신했고 이를 받은 연구진은 위성이 제 궤도에 잘 안착했는지 재차 확인했다. 위성은 향후 1주일간 메인 지상국인 대전 지상국과 통신을 이어가면서 궤도 안착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받는다. 항우연 관계자는 “22일 오전 3시께부터 대전 지상국과 여러 차례에 걸쳐 교신을 실시해 위성의 현재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초기 명령을 위성으로 전송해 자료를 전송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상 조건 등 여러 상황이 잘 맞아떨어지며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는 발사에 앞서 성공을 예견하는 듯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했다.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앞서 발사일을 다시 정하면서 21일 기상 상황에 불확실성이 많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좋은 방향으로 풀린 것 같다”며 “날씨가 생각지 않게 좋은 방향으로 풀려 발사를 관장하는 책임자들도 좋아했고 다들 잘될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누리호는 총길이 47.2m, 중량 200톤의 3단형 로켓으로 2010년 3월부터 1조 9572억 원을 들여 만들어졌다. 국내 기술로 제작돼 한국형 발사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75톤급 액체 엔진, 대형 산화제 탱크, 초고온 가스가 흐르는 배관, 발사대 등 핵심 영역이 모두 순수 국내 기술의 성과다. 누리호에 들어가는 부품은 약 37만 개로 일반 자동차(약 2만 개), 항공기(20만 개)에 들어가는 부품 개수를 크게 웃돈다. 이번 2차 발사에 앞서 두 차례나 일정이 늦춰졌는데 이 역시 누리호에 들어가는 수많은 부품으로 인해 조립 과정의 복잡성이 증대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 15일 기립과 발사대 고정을 마치고 전기 계통을 점검받던 누리호는 발사 추진제인 산화제의 충전 정도를 알려주는 산화제 레벨센서에서 오작동이 발견돼 발사가 무기한 연기된 바 있다. 당초 연구진은 각 단을 결합하는 조립 과정에서 센서 계통을 수차례 점검했지만 당시에는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후 누리호가 발사대에 기립한 후 실시한 후속 점검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된 것이다.

이번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1.5톤급 실용위성을 자체 기술로 발사할 수 있는 일곱 번째 국가가 됐다. 해외 기술력에 의존하지 않는 자체 발사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우주개발 사업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당국은 이번 2차 발사 성공을 발판으로 삼아 2027년까지 누리호를 반복 발사하면서 한국형 발사체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며 신뢰성을 확보해나갈 예정이다. 오승협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발사체추진기관개발부장은 “2차 발사가 성공하는 데까지 오래 걸렸는데 누리호는 이제 첫 발걸음을 뗐다고 생각한다”며 “이게 결코 끝이 아니고 이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할지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누리호 발사 성공 이후 가진 브리핑에서 “발사체 개발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라며 “우주 강국을 향한 담대한 여정을 계속해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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