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마지막으로 남은 성매매 집결지 완월동에서 일하다가 최근에 관둔 40대 여성이 "그때 저는 21살이었습니다. 창살 없는 감옥이었습니다"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은 40대 여성 A씨의 손 편지를 13일 공개했다.
20년 이상 성매매 업소에 근무한 A씨는 편지에서 "저는 국민학교 졸업장도 없다. 공장에서 친구를 만나서 다방에서 일하게 됐는데 일을 하면서 빚더미에 앉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이후 다방 주인을 소개로 완월동에 보내졌는데 더 큰 난관을 맞이했다.
그는 "빚을 갚으려 해도 갚아지지 않았다. 하숙비만 207만원이었다. 빚에 치여서 돌아오는 돈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포주들의 살벌한 감시 속에 성매매 이외 다른 일을 찾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외출은 꿈도 못 꾸었고 당시 목욕탕에 갈 때도 일하는 이모들이 지키고 있었다"며 "동네 안에서만 돌고 돌았다.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은 당뇨로 합병증이 온몸에 다 왔다. 아버지도 3년 전에 돌아가셔서 저는 돌아갈 곳이 없다"며 "업주가 나가라 했는데 몸이 많이 안 좋고 더 이상 일을 할 수도 집을 구할 수도 없다. 도움이 절실하다"며 호소했다.
A씨가 일한 완월동은 현재의 서구 충무·초장동 지역으로 현재는 20여개 성매매 업소에 60여명의 여성이 남아있다. 최근 이 지역에 주상복합 건물을 짓는 재개발 계획이 승인되면서 성매매 집결지 폐쇄가 가시화하고 있다. 부산시는 이에 내년 예산안에 완월동 성매매 여성에 대한 자활 예산 3억5000여만원을 편성했다.
여성단체는 "완월동에 빠져나온 이 여성들을 위한 기본적인 주거, 생계 지원이 필요하다"며 "여러 단체에서 완월동에서 구조된 여성들을 위한 직업훈련, 의료 지원을 하고 있지만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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