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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중? 아닌데…가슴 두근·어질” 심장이 보내는 SOS 신호[건강 팁]

■온영근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특별한 이유 없이 두근거리면 심장 문제일 수도

증상 발생 당시 심전도 찍으면 부정맥 진단에 유용

심방세동 진단되면 뇌졸중·색전증 예방치료 고려해야

넷플릭스 '솔로지옥3' 캡처




가슴 두근거림은 평상시 느끼지 못하던 심장박동을 강하거나 빠르게 또는 불규칙하게 느끼는 증상이다. 외래진료를 위해 내과를 찾는 환자의 약 10~15%가 호소한다. 대부분 심장 부정맥으로 발생하지만 심장판막폐쇄부전처럼 박출량 증가가 동반되는 심장질환에서도 발생한다. 두근거림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의 3분의 1 가량은 불안증 등 신경병증이 원인이다. 따라서 가슴 두근거림을 느낀다면 그 원인이 심장 부정맥인지, 별다른 문제가 없는 양성 질환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특히 실신, 어지러움, 호흡곤란 등의 동반 증상이 있으면 서둘러 심장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심장 부정맥이 의심될 때 쉽게 시행할 수 있는 신체 검진은 손목의 맥박 촉진이다. 분당 60~100회 이내의 규칙적인 맥박인지를 체크해보고 불규칙적이거나 맥박이 분당 60회 미만 또는 100회 이상인 경우 심전도검사를 통해 심장 부정맥을 진단할 수 있다. 두근거림 증상 발생 당시 심전도검사를 해보는 것이 진단에 가장 유용하다. 만약 일반 심전도검사에서 진단이 되지 않고 간헐적으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24시간, 3일, 7일 등의 홀터 심전도검사를 시행해 증상과 심장 부정맥과의 연관성을 체크해봐야 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같은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단일 유도 심전도를 쉽게 시행할 수 있어 심장 부정맥 진단이 한결 편리해졌다.

맥박이 규칙적인 정상 심전도(위) 소견과 달리 심방세동 환자는 불규칙한 맥박을 보인다.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가장 흔한 심장 부정맥인 심방세동은 매우 빠르고 불규칙적인 심방의 세동파에 의해 심장 맥박이 분당 100~160회로 매우 불규칙적인 양상을 보인다.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맥박 촉진 시 불규칙하다면 심방세동 감별이 필요하다. 가슴 두근거림 증상을 느낀 후 실신이 동반된 경우 심방세동과 서맥이 동반되는 빈맥-서맥증후군 같은 서맥성 부정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의학적으로는 심방세동 발병 후 일주일 내에 자연적으로 소실되는 경우를 발작성 심방세동,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지속성 심방세동이라고 분류한다. 발작성 심방세동은 흔히 특별한 심장질환 없이 정신적인 스트레스, 격심한 운동, 수술, 급성 알코올 중독 및 자율신경계 이상 등에 의해 나타난다. 반면 지속성 심방세동은 흔히 고혈압, 판막질환, 협심증, 심근병증, 심부전, 선천성 심장질환 및 만성 폐질환 등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갑상선기능항진증도 처음 발생한 심방세동의 흔한 원인 중 하나이므로 감별 후 치료가 필요하다.

심방세동이 위험한 이유는 불규칙한 심장 박동에 의해 심장 내에 혈액이 고여 혈전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혈전이 혈류를 타고 흐르다가 뇌 또는 심장혈관으로 흘러 들어가 혈관을 막으면 뇌졸중,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심방세동 환자는 정상 동율동에 비해 뇌졸중 발생 위험이 약 5배, 심부전 위험이 3배 증가한다. 매년 심방세동 환자의 약 5%에서 뇌졸중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전색전증에 의한 뇌졸중을 분석해 보면 약 20~30%에서 심방세동이 원인으로 보고된다.

심방세동에 의한 혈전색전 뇌졸중은 다른 원인에 의한 경우보다 혈전의 크기가 크다. 뇌손상의 범위가 커지고 신경학적 장애가 심해 사망이나 중증 장애로 이어질 위험도 매우 높아진다. 심방세동으로 진단 시 핵심 전략은 항응고제 투여를 통해 뇌졸중과 혈전색전증을 예방하는 것이다. 심방세동 치료는 △부정맥 증상 호전 △심장기능의 회복 △혈전색전증의 예방 △사망률 감소 등을 목적으로 한다. 크게 △뇌졸중-혈전색전증의 예방 치료 △맥박 조절 △심장 리듬 조절의 3가지가 원칙이다.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왼쪽)과 풍선 냉각도자 절제술 모식도.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인구의 고령화로 심방세동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조기진단이 더욱 중요해졌다. 일단 심방세동으로 진단되면 원인이나 유발요인들을 찾아 제거해야 한다. 심방세동에 의한 증상이 있고 심기능 장애를 일으킨다면 적극적인 리듬 컨트롤이 필요하다.

심방세동의 약물치료는 부정맥의 완치보다 부정맥의 발생과 재발을 억제하고 연관된 증상을 호전시키는 데 목적을 둔다. 항부정맥 약물 사용 원칙 아래 개별 환자의 혈전 위험도를 평가하고 약물의 효과와 부작용 등을 검토해 그에 맞는 항응고제를 선택한다. 약물의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있는 경우 빈맥-서맥 증후군으로 약물 사용이 어려운 경우 비약물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심방세동 치료를 위한 비약물요법은 크게 고주파 전극도자절제, 풍선 냉각도자 절제 같은 시술적 방법과 흉강경 부정맥수술 방법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시술·수술적 치료의 효과가 약물에 비해 우월하다고 알려져 있다.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은 3차원 영상장치를 이용해 심방세동을 일으키는 부정맥 부위를 찾아 고주파 에너지로 부정맥 발생 부위를 차단하는 시술이다. 풍선 냉각도자 절제술은 영하 75도 이하 온도의 풍선을 부풀려 심방세동을 일으키는 부정맥 발생 부위를 차단한다. 두가지 시술 모두 카테터 도자를 이용하는 내과적 치료 방법으로 특히 심방세동에 의한 빈맥 유발성 심근병증을 치료할 때 효과적이다. 심방세동과 함께 심한 서맥이 유발되는 빈맥-서맥 증후군 역시 항부정맥약제를 사용할 수 없으므로 이같은 시술적 치료를 우선 고려한다.

평소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우연히 심방세동을 발견한 환자도 예외는 아니다. 고령에서 만성 심방세동으로 진단됐는데 심장 맥박이 정상 범위에 해당한다면 항부정맥 약물 사용에 따른 부작용 발생 가능성과 시술 후 재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런 경우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응고제 만을 투여하면서 경과를 관찰하는 등 심방세동 환자에 대한 전인적인 치료(Total care)를 고려해야 한다.

온영근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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