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월급’으로 불리면서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의 기본 수수료 외 비용이 최대 3.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에 큰 영향을 주는 추가 비용이 투자자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KBSTAR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합성) ETF’는 1월 초 기준 스와프 비용이 최대 3.65%라고 투자 설명서에 기재했다. 최근 시점 기준으로는 2.6%로 낮아졌지만 추후 재차 상승할 여지가 있다. 총보수와 기타 비용을 합산할 경우 투자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3~4%까지 커진다. 연간 목표 분배율 8~10%의 절반이 비용으로 사라지는 셈이다.
커버드콜이란 투자 대상인 기초자산을 매수하면서 콜옵션(매수청구권)을 매도해 배당 재원을 마련하는 전략이다. 예컨대 10만 원짜리 주식을 매수한 다음 이를 10만 5000원에 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5000원에 매도하고 이를 배당하는 식이다. 커버드콜은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가 직접 옵션을 거래하는 실물형과 증권사와 장외파생상품(스와프) 계약을 통해 위탁 운용하는 합성형으로 나뉜다. 실물형은 추가 비용이 없지만 합성형은 증권사에 비용을 별도로 지급해야 하고 이는 투자자가 부담한다.
문제는 합성형 커버드콜 ETF가 증권사에 지급하는 비용(스와프 비용)이 1~3% 수준이라는 점이다. ‘KODEX 미국S&P500배당귀족커버드콜(합성 H)’의 비용(헤지비용 포함)은 2.53%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최근 내놓은 ‘ACE 미국500 15%프리미엄분배(합성)’ 등 3개 상품의 비용은 1.5% 수준이다. 운용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파생형 ETF인 ‘TIGER 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의 추가 비용이 1%대인 점을 감안하면 커버드콜 ETF들이 높은 운용 비용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이는 커버드콜 ETF의 특성과 연관이 깊다. 커버드콜은 운용 전략 자체가 콜옵션을 필수로 거래해야 한다. 이때 운용 인력이 직접 옵션을 거래하는데 그만큼 다른 유형의 상품보다 비용이 높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다. 상품별 거래되는 옵션의 만기가 짧을수록, 옵션 매도 비중이 높을수록 트레이딩해야 하는 옵션의 양 자체가 늘어나 비용도 덩달아 증가한다. 특히 최근에는 커버드콜 ETF과 기초자산의 수익률을 최대한 연동하기 위해 옵션 만기가 하루 미만인 ‘제로데이트’ 형태의 상품이 상장 중인데 거래량 자체가 많다 보니 국내 증권사뿐 아니라 해외 증권사와 이중으로 계약을 맺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일각에서는 스와프 비용이 3%에 이를 정도로 비싼데도 이런 점이 투자자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스와프 비용은 투자 설명서에서도 투자 비용란에 기재되지 않고 ‘주요 투자 위험’에 적혀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커버드콜 ETF는 꾸준한 고배당을 목적으로 하는 상품이라 비용이 수익률과 배당금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지만 이러한 점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고배당이라는 점만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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