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13일(현지 시간) 전투기 200대를 동원해 이란을 선제 타격해 핵시설을 파괴하고 군 수뇌부를 암살했다. 이란도 즉각 보복을 천명하고 드론 100여 대를 동원한 반격에 나서면서 중동을 둘러싼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 주요 우라늄 농축 설비가 있는 중부 나탄즈를 포함해 이란 각지의 목표물 수십 곳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에피 데프린 이스라엘군(IDF) 대변인은 “총 200대의 전투기가 출격해 100여 개의 표적을 타격했으며 330발 이상의 무기들이 투하됐다”며 “이번 공습은 치밀하게 계획되고 정교하게 조율된 작전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국영 IRNA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20분께 테헤란을 시작으로 이후 수 시간 동안 산발적으로 각지에서 폭발음이 들렸다. 특히 이란의 핵과학자 최소 6명을 포함해 군부 ‘투톱’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과 이란군 참모총장이 이번 공습으로 사망했다.
AFP 통신은 이란 국영매체를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이날 오후에도 나탄즈 핵 시설과 타브리즈, 시라즈 등을 추가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도 안보 소식통들을 인용해 나탄즈 핵 시설이 공습으로 파괴됐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습을 ‘일어서는 사자(Rising Lion)’라고 명명하고 이란의 공격에 대비한 선제 타격 작전이라고 강조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은 지난 몇 년 동안 핵폭탄 9기를 만들 수 있는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해왔다”며 “(이란 공습은) 이스라엘 생존을 위한 것으로 며칠이 걸리든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도 강력한 보복을 다짐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시온주의자(이스라엘) 정권은 가혹한 응징을 당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번 공습이 이스라엘의 독자 행동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사전에 알았다”고 밝혔다. 이란은 반격을 위해 드론 100여 대를 출격시켰다. 이스라엘 역시 특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국을 최고 경계 태세로 전환했다. 중동 정세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국제유가는 이날 한때 14% 이상 급등했고 코스피도 8거래일 만에 1% 가까이 하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 또한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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