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와 호흡을 맞출 더불어민주당의 새 원내대표로 김병기(3선·서울 동작갑) 의원이 13일 선출됐다. 김 신임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의 트랙과 민생 회복, 경제성장이라는 또 하나의 트랙으로 최선을 다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서영교(4선·서울 중랑갑) 의원과 경쟁한 끝에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22대 국회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이번 선거에 처음으로 도입된 권리당원 투표(20%)와 의원들의 현장 투표(80%)가 합산된 결과다. 민주당은 두 후보의 득표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수락 연설에서 “당원 동지와 의원들이 저를 선출한 것은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한 교두보가 돼달라’는 뜻일 것”이라며 “압도적 과반 집권 여당의 첫 원내대표로서 부끄럽지 않게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후임으로 약 1년간 임기를 이어간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정견 발표에서도 이재명 정부의 개혁 과제 완수에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개혁 동력이 가장 강한 1년 안에 내란 세력을 척결하고 검찰·사법·언론 등 산적한 개혁 과제를 신속하고 단호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저는 국회에서 국정원개혁태스크포스(TF)를 이끌며 수십 년간 답보 상태였던 국정원 개혁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고 호소했다.
원내운영수석부대표·정책수석부대표 외에 ‘소통수석’을 신설해 의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김 원내대표는 또 “유명무실했던 부처별 당정협의회를 실질화하겠다”며 상임위별로 부처별 장차관과의 월 1회 간담회를 정례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정보력과 조직 관리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국회 입성 전에는 국가정보원에서 25년간 근무하며 인사처장을 지냈고 이재명 1기 지도부 수석사무부총장을 맡았다. 지난해 22대 총선에서는 후보자검증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며 총선 대승에 일조했다. 선거를 앞두고 ‘아들 취업 청탁’ 의혹이 불거졌지만 김 원내대표가 “(아들 채용에 문제가 있다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적극 해명했다.
새 원내대표의 첫 과제는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최소 20조 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본회의에서 처리하려면 규모와 항목을 두고 야당과의 협의가 필요하다.
형사소송법, 상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 처리 과제도 안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선출 직후 “(본회의 일정은) 상의해볼 것”이라며 “상법은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중앙위원회에서 당대표 선거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상정·의결하며 전당대회 준비에도 착수했다. 김윤덕 사무총장은 “과반 이상의 득표율을 얻은 사람을 당대표로 선출해 당대표의 민주적 정통성과 대표성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의결된 개정안에는 최고위원 보궐선거 방식을 기존 중앙위원 100%에서 중앙위원 50%, 권리당원 50% 합산 방식으로 변경하는 내용도 담겼다. 임시 전당대회의 전당대회준비위원회 설치 시한은 기존 후보자 등록 신청 개시일 50일 전에서 30일 전까지로 변경했다.
새 원내 지도부가 꾸려지면서 민주당의 차기 당권 경쟁에도 불이 붙을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전날 법제사법위원장 직을 사퇴한 정청래 의원과 이날 임기가 종료된 박 원내대표의 양자 대결이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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